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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층 규제' 풀리면 사업성 충분… 주민들 "이번 기회 잡자" [현장르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06 18:26

수정 2021.09.06 21:32

공공기획 민간재개발 준비중인 자양2구역·양평동6가
노후주택·신축빌라 등 난립
재개발 놓고 이해관계 복잡
30년 이상 원주민 반대도 많아
공모 기준 주민동의율 30% 관건
서울시가 추진하는 공공기획 민간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 광진구 자양4동 주택가의 한 골목길. 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만한 좁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신축빌라와 노후 주택이 맞닿아 있다. 사진=박지연 인턴기자
서울시가 추진하는 공공기획 민간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 광진구 자양4동 주택가의 한 골목길. 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만한 좁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신축빌라와 노후 주택이 맞닿아 있다. 사진=박지연 인턴기자
"서울시가 재개발 활성화 6대 규제완화를 통한 공공기획 민간재개발을 내놓자 주민들이 마지막 기회라며 재개발 추진 의지에 다시 불이 붙었다." (자양2구역 재개발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
서울시가 이달 말 공공기획 민간재개발 공모를 앞두면서 2종 7층 일반주거지역 규제에 묶여 개발을 포기했던 지역들의 참여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서울시가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민간재개발 활성화 차원에서 7층 층고 규제를 풀기로 하자 광진구 자양2구역, 영등포구 양평동6가 등 해당 규제지역들은 "이번에야말로 절호의 기회"라며 개발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개발을 반대하는 원주민들도 상당해 공모 참여 기준인 주민동의율 30% 충족이 당장 숙제로 떠올랐다.

■7층 규제 묶였던 주민들 기대감

6일 서울 광진구 자양2구역 재개발추진준비위원회(준비위) 사무실은 동의서를 제출하려는 주민들의 발걸음으로 분주했다.
자양2구역에 20년 넘게 거주한 윤모씨는 "동네에 아직도 푸세식 화장실을 쓰는 분들이 있을 정도로 슬럼화가 심하다"며 "10년 전에도 개발 문턱까지 갔다가 번번이 엎어져서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동의서를 내러 왔다"고 말했다.

특히 자양2구역은 공공기획 재개발을 위해 서울시가 2종 7층 일반주거지역 층수 규제를 완화한 데 대해 한껏 고무됐다. 그간 층수 제한 규제때문에 재개발 사업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자양2구역 준비위 관계자는 "층수 제한이 풀리면 한 번의 종상향으로도 3종으로 개발될 수 있어 사업성 확보에 긍정적"이라고 기대했다.

자양2구역과 같이 층수 규제로 개발에 발이 묶였던 영등포구 양평동6가 일대도 공공기획을 반기고 있다. 양평동6가 재개발준비위원회 관계자는 "개발에 대한 열망은 있었지만, 층수 제한 때문에 사업성이 부족해 회의적이던 주민들이 많았다"며 "서울시의 주거정비지수제 폐지로 요건이 간단해져 공공기획 후보지 공모를 준비하게 됐다"고 전했다.

■신축 빌라 난립 등 복잡한 이해관계

공공기획 민간재개발은 △공공기획을 통한 정비구역 지정기간 단축(5년→2년) △재개발 구역 주거정비지수제 폐지 △2종 7층 일반주거지역 규제 완화 △재개발 해제구역 중 노후지역 신규구역 지정 등이 골자다. 7층 규제에 묶였던 자양2구역이나 양평동6가같은 지역들에겐 재개발의 '마지막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다만, 이들 지역은 주민 간 이해관계 조율을 통한 동의율 확보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자양2구역과 양평동6가 일대는 오 시장 1기 집권 당시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유도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구역 지정이 해제된 지역이기 때문이다.

자양2구역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최근 1년 새 자양2구역 일대가 '마지막 한강변 투자처'로 소문이나며 빌라 신축업자, 투자자 유입이 폭증하며 지역 내 이해관계가 복잡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양평동6가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일대는 30~40년 거주한 원주민들이 많아 나오는 매물도, 사려는 사람도 없는 동네"라며 "개발에 반대하는 원주민들을 설득해야만 재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최근 신축빌라가 대거 들어서는 자양2구역은 주민 동의율이 35%대에서 한동안 머물러 있다.
주민 동의서 징구보다 신축빌라가 들어서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공공기획 민간재개발은 사업 추진 단계에서 원활한 사업 진행과 주민 참여를 위해 주민동의율 30%를 충족해야 공모를 진행할 수 있다.


양평동6가 준비위 관계자는 "도로 정비가 미흡해 보행이 어렵고 주자창 등 기반시설이 부족한 만큼, 재개발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중심으로 원주민들과 대화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 박지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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