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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철수에도 美 지도력 변함없어, 中은 속으로 부담 느낄것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10 18:09

수정 2021.09.10 18:09

최종현학술원이 10일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와 아시아’라는 주제로 웨비나를 개최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애슐리 텔리스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박인국 최종현학술원장, 이신화 고려대 교수 겸 평화와 민주주의연구소 소장, 크리스토퍼 힐 전 주한 미국대사, 렉슨 류 아시아그룹 파트너, 에번 메데이로스 미 조지타운대 교수, 조지프 윤 전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 (유튜브 캡처)
최종현학술원이 10일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와 아시아’라는 주제로 웨비나를 개최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애슐리 텔리스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박인국 최종현학술원장, 이신화 고려대 교수 겸 평화와 민주주의연구소 소장, 크리스토퍼 힐 전 주한 미국대사, 렉슨 류 아시아그룹 파트너, 에번 메데이로스 미 조지타운대 교수, 조지프 윤 전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 (유튜브 캡처)

미국이 지난달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을 완료한 것에 대해 미국의 신뢰도가 타격을 입고 위상이 약해진 것으로 보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라고 국제문제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수를 선전에 이용하고 있는 중국은 미군이 더 이상 주둔하지 않음으로써 불안에 빠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10일 최종현학술원이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와 아시아’라는 주제로 개최한 웨비나에서 미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아시아 선임국장을 지낸 에번 메데이로스 현 조지타운대 교수는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군 병력 철수로 미국의 대외 신뢰도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생각하고 특히 1975년 베트남에서의 철수를 연상시키고 있지만 베트남 전쟁 이후 미국의 리더십과 영향력 줄어들지 않은 것을 상기시켰다.

중국 전문가이기도 한 메데이로스 교수는 “중국이 아프간 미군 철수로 미국이 약해졌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겉과 달리 속으로는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아프가니스탄과의 접경 지역이 80km에 달한다며 “미군 철수와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에 전략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 20년 주둔하면서 생기는 안보 우산이 이제는 없어졌기 때문이라며 카불 함락 전인 지난 7월말 탈레반 지도부를 중국 톈진으로 초청한 것이 놀랍지 않다고 분석했다.


메데이로스는 "무엇보다도 탈레반이나 탈레반 추종 세력들이 과격한 위구르인들을 중국 서쪽으로 침투시키는 것을 중국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한 상황으로 인해 "중국이 앞으로 영해와 대만 문제, 남중국해에서 미군의활동에 대처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번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 시점이 미 국방부가 대중국전략 검토를 마친 것에 맞춘 것도 주목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제 본격적으로 중국의 군사력 도전에 대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주한 미국 대사는 미국이 20년만에 전쟁에서 벗어났다며 "끝없는 전쟁을 벌이는 대신 전략적 외교와 경제에 더 비중을 두는 대외 정책 등 이익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시절에도 아프간 주둔 미군 병력감축 문제를 언급하면서 대테러 임무는 계속하되 아프가니스탄 국가재건에 관여해서는 안된다고 발언한 것을 상기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외교를 중시하고 있다며 “아프가니스탄 철군이 미국의 대외정책에 있어 군사력 대신 외교에 더 치중할 것을 시사하는 계기가 되면서 미국에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렉슨 류 아시아그룹 파트너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철군으로 다른 곳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생겼다며 앞으로 6~12개월 사이의 변화를 주목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쿼드’ 소속 국가인 인도를 비롯해 한국 등 우방국과의 협력 강화가 예상되며 동남아시아 등지에도 군을 배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지낸 조지프 윤 미국 평화연구소 고문은 이번 철수로 동남아시아에서 급진 이슬람의 확산을 경고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필리핀에 이슬람 인구가 많은 것에 주목하면서 아프가니스탄이 이슬람 극단주의의 온상으로 변해 동남아를 비롯한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신화 고려대 교수 겸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소장은 최근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이 언급되는 등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계기로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이 제기되고 있지만 “한반도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한국이 적극적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틈새외교를 노려야 한다"며 "인도주의적 분야에서 집중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애슐리 텔리스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하면서 파키스탄이 가장 이득을 본 국가가 됐으며 인도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지하드(성전)’ 활동이 강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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