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캐나다의 10대 소녀간 대결로 화제를 모았던 미국 US오픈 테니스 대회 결승전에서 영국의 엠마 라두카누가 캐나다의 레일라 페르난데스를 꺾고 우승했다.
CNN에 따르면 라두카누는 11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결승전에서 페르난데스를 세트스코어 2-0(6-4, 6-3)으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라두카누는 자신의 첫 그랜드 슬램 승리를 거뒀다.
US오픈 결승전에서 10대끼리 맞붙은 것은 1999년 세레나 윌리엄스와 마르티나 힌기스 간 대결 이후 22년만에 처음이다. 당시 대결에서는 윌리엄스가 우승했다.
이날 대회에서도 2세트를 내리 따낸 라두카누는 이번 대회 전체 토너먼트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중국계 어머니와 루마니아계 아버지 밑에서 태어난 라두카누는 생애 첫 2번째 그랜드슬램 출전을 위해 예선에서 3차례에 걸친 출전자격 시험 성격의 경기를 치러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선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괴력을 보여줬다.
올해 18세의 라두카누는 여성과 남성을 통틀어 그랜드 슬램 결승전에 오른 첫 예선출전 선수이자 첫 우승을 거머쥔 예선출전 선수라는 기록도 갖게 됐다.
라두카누는 놀라운 정신력으로 자신보다 경험이 훨씬 더 풍부한 선수들을 상대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무적신화를 기록했다.
이같은 높은 심적 부담 속에서 어떻게 평정심을 유지하느냐는 질문에 라두카누는 자라면서 부모에게 받은 교육 덕이라고 답했다.
그는 결승전을 앞두고 열린 인터뷰에서 "침착함과 강한 정신력은 분명 성장과정에서 형성된 것"이라면서 "양친 모두 내게 아주 어렸을 때부터 확실하게 코트에서 긍정적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라두카누는 "내가 더 어렸을 때에도 내 태도가 좋지 않으면 결코 (경기에) 나갈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라두카누는 US오픈 출전 당시 세계 랭킹이 150위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 런던 윔블던 대회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호흡 곤란'으로 기권하기까지 4차례 경기를 통해 영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그가 US오픈에서 우승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고 CNN은 전했다.
라두카누는 러시아의 마리아 샤라포바가 2004년 윔블던에서 17세에 우승한 이후 그랜드슬램에서 우승한 최연소 선수가 됐다. 또 그는 1977년 버지니아 웨이드가 윔블던에서 우승한 뒤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 우승한 첫 영국 여성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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