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세계 인도주의의 날을 맞아 진행한 올해의 인도주의 도서전이 성황리에 마감됐다. 대한적십자사 인도법연구소와 ㈜알라딘커뮤니케이션은 독자 투표, 전문가 심사를 거쳐 5권의 ‘올해의 인도주의 도서’를 선정했다. 올해에는 작년과 다르게 어린이, 청소년 분야에서도 도서를 선정했다.
추적단 불꽃이 지은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는 2020년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탐사 보고서다. 두 명의 대학생이 범죄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추악한 실태를 낱낱이 고발했고, 일명 ‘N번방 방지법’ 통과를 견인했다.
신변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피해자들 편에 서서 이들을 따뜻하게 보듬고 우리 사회에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책은 독자 투표에서도 줄곧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은유 작가의 ‘있지만 없는 아이들’은 국내 2만여 명의 미등록 아동에 대한 실태 보고서다. 해외 국적 부모의 이주로 국내에서 나고 자란 아동·청소년들과 이들을 지원하는 활동가들을 인터뷰했다.
주민등록번호가 없어 휴대전화기를 스스로 개통할 수 없고, 건강보험 등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없는 아이들은 불확실하고 불투명한 미래에 절망한다. 저자는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이 아이들의 불운과 불행을 우리 사회가 포용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스틴 행콕의 ‘그래서, 동의가 뭐야?’는 어린이 도서다. 일상 생활에서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합의점을 도출하고, 최선의 선택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무엇보다 이해관계가 상충할 때 아이들 스스로가 다양한 선택권이 있음을 인지하고 이를 서로가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 중요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캐스린 J. 애트우드의 ‘파시즘과 싸운 여성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저항한 여성들의 이야기다. 독일은 물론이고, 폴란드, 프랑스, 영국 등 유럽과 미국에서 목숨을 걸고 유대인들을 돌보고 구조한 감동적인 이야기가 실려있다. 당시 역사적 배경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어, 역사 교과서로도 손색이 없다.
‘세상 좀 바꾸고 갈게요’는 미국에서 사회활동가로 활약하는 10대 소녀 제이미 마골린이 후배들에게 제시하는 사회 운동 가이드북이다. 저자는 청소년들이 기후변화, 젠더, 인종차별 등 다양한 인도주의 이슈 앞에서 당당하게 맞서 싸울 것을 주문한다. 자신만의 ‘왜’를 찾아내고, 단체를 조직하고, 기금을 모금하고, 어떻게 투쟁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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