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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故박정희 생가 참배에 '아수라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19 17:03

수정 2021.09.19 17:03

19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의 생가 참배를 반대하는 우리공화당 당원과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생가 입구에 들어누워 집회를 하고 있다.
19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의 생가 참배를 반대하는 우리공화당 당원과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생가 입구에 들어누워 집회를 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19일 '박정희 향수'를 자극하며 영남 보수층의 표심을 얻는데 매진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극렬한 항의에 고전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경북 구미에 있는 고(故)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직접 찾고 참배했다. 그는 방명록에 '대한민국을 가난으로부터 해방시킨 박정희 전 대통령님을 존경합니다. 다시 한국 경제를 살려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유 후보는 이날 오후 1시쯤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도착했으나 우리공화당 당원과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1시간 여 전부터 입구를 막고 서 진입을 막는 바람에 30여m의 추모관에 들어가는데 1시간가량 걸렸다.


이날 참배 과정에서 우리공화당 지지자 등이 유 전 의원을 향해 "배신자" 등을 외치며 욕설과 함께 강하게 항의하는 등 큰 소란이 일자 유 전 의원은 경찰의 보호를 받았다.

유 전 의원은 참배를 마친 후 "저는 정치를 하기 전부터 경제학자로서 박정희 대통령 시절 우리나라가 보릿고개를 벗어나서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한 그 점이, 정말 우리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이라고 생각을 하고 정치를 하기 이전부터 박정희 전 대통령을 많이 존경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 보수가 분열되고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참배하는 것조차 이렇게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탄핵 이후에 보수가 분열된 대해서는 저는 늘 큰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저분들께서도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은 다 똑같으실 것이라고 생각하고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께서 정말 환멸을 느끼시고 좌절하고 계시기 때문에 우리가 힘을 합쳐서 정권교체를 꼭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반드시 유승민 너를 응징하겠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유 후보의 추모관 진입을 막았으며 “배신자 역적. 감히 어데!”, “박근혜 대통령님 우리가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석방이 민심입니다”, “한번 배신자는 영원한 배신자”, “죄없는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시켜놓고 자기가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다” 등의 피켓을 들고 유 후보를 비난했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주범'이라는 비판에 "탄핵에 찬성을 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저는 양심과 소신에 따라서 한 것"이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방문을 반대하는 이들과 유 전 의원의 수행원 수십 명, 경찰 300여 명이 뒤엉켜 몸싸움이 벌어졌다. 경찰의 호위 속에 간신히 추모관에 도착한 유 후보는 헌화·분양한 뒤 “정치를 하기 이전부터 박정희 전 대통령을 많이 존경해 왔는데 자주 찾아오지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정치를 하기 오래 전부터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했다"며 "이 나라를 오랜 가난으로부터 해방시킨 그 분의 업적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 전 의원은 19~20일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대구에 머물며 선거운동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날 생가 방문 전 대구 대명장로교회 예배를 함께 한 유 전 의원은 코로나 임시선별진료소를 방문한 후대구 동성로 거리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눌 계획이다.
20일에는 대구 불로시장을 방문하고 동대구역에서 귀성객을 맞이한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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