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노사, 연말 ‘벡스’ 도입 합의
무게 받쳐줘 근골격계 질환 예방
로봇개 ‘스팟' 광명공장 순찰 투입
현대차, 의료용 ‘멕스’ 양산 준비
무게 받쳐줘 근골격계 질환 예방
로봇개 ‘스팟' 광명공장 순찰 투입
현대차, 의료용 ‘멕스’ 양산 준비
■제조업 현장에 첫 웨어러블로봇
22일 산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사는 최근 고용안정위원회를 통해 연내에 웨어러블로봇인 벡스를 도입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앞서 기아는 연내 벡스 도입을 위해 2차 시범테스트까지 했는데 최근 노사 합의까지 마쳤다. 이에 따라 10월까지 누가 벡스를 착용할 것인지, 착용자를 어떤 공정에 투입할 것인지 결정하기 위한 최종 테스트를 한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11~12월 중 국내 제조업체 공장 중에선 처음으로 웨어러블로봇 도입이 완료된다.
현대차도 벡스 적용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다만 연내에는 도입하지 않기로 했으며, 현재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벡스는 상반신을 보조하는 웨어러블로봇이다. 구명조끼처럼 간편하게 착용하면 몸을 뒤로 젖힌 채 팔을 들고 일해야 하는 작업자의 힘을 보조해주며 목과 어깨에도 무리가 가지 않도록 돕는다. 벡스 외에도 현대차그룹은 하반신을 지지하는 의자형 웨어러블로봇 'CEX(첵스)'를 개발했지만 현대로템에서 생산을 보류해 이번 적용대상에서는 빠졌다.
관련업계에선 벡스를 착용하고 작업자가 공구와 함께 팔을 올리면 최대 6㎏가량의 힘을 더해줘 근골격계 질환 예방은 물론 작업 효율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선 로봇 시대가 본격화되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지만 웨어러블로봇은 사람이 착용하는 로봇인 만큼 인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며, 무거운 부품을 들거나 장시간 같은 자세로 일해야 하는 산업 현장에서 근로자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의료용 웨어러블로봇 멕스 양산 준비를 하고 있다. 멕스는 지난해 1월 공개된 브랜드 캠페인 영상 중 국가대표 박준범 선수와 함께 등장해 화제를 모은 의료용 웨어러블로봇으로 하반신 마비환자의 이동을 지원한다. 현대차그룹은 본격 도입에 앞서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사람 대신 '로봇개'가 공장 순찰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에 자체개발한 인공지능(AI) 프로세싱 서비스 유닛을 넣어 최근 기아 광명공장(오토랜드 광명)에 투입했다.
안전감시견 역할을 하는 '공장 안전 서비스로봇'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미래 신사업의 핵심으로 로봇을 정하고 올해 6월 세계적 로봇기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를 마무리지었다. 인수금액은 9963억원에 이른다.
스팟은 공장 내부를 다니면서 외부인의 침입을 감지하거나 화재 발생 가능성을 점검하는 등 산업 현장의 위험을 감지하고 안전을 책임지는 업무를 맡는다. 직원들이 퇴근한 새벽 시간에 정해진 영역을 자율적으로 이동하면서 점검하고, 새벽 순찰자들이 편안한 환경에서 안전환경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특히 좁은 공간과 계단 등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사람의 눈으로 확인하기 힘든 사각지대까지 파악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향후 다양한 산업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아직은 산업용으로만 사용되지만 미래에는 고성능을 유지하면서도 가격은 낮춰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도 판매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동진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장 상무는 "앞으로도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사람의 안전과 편의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