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음식서 날파리 나와.. 환불해줘" 음식점 노리는 악성 전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26 06:15

수정 2021.10.26 06:14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음식에서 날파리가 나왔다며 환불을 요구하는 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음식에서 날파리가 나왔다며 환불을 요구하는 사기꾼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서울 성북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24일 글을 올리고 “지난 수요일에 직원이 말하기를 ‘어떤 손님이 음식에서 날파리가 나왔다’며 전화를 했다고 한다. 손님에게 전화했더니 ‘저녁에 회사에서 회식하려고 포장해 갔다’고 했다"며 "그래서 ‘카드번호 불러주시면 확인하겠다’고 했더니, 막 성질을 내면서 ‘됐다’ ‘다음엔 조심하라’고 하더니 끊어버렸다”고 했다.

이어 “다른 (자영업자) 카페에도 (피해자가) 있다는 걸 오늘 알았다.
사장님들 환불하지 마시고 꼭 확인하라"며 "환불해준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전화번호는 010-XXX3-2XXX다”라고 전했다.

피해가 발생한 지역도 다양했다. 경기도 하남에서 족발 음식점을 운영 중인 B씨는 지난 2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족발에서 날파리가 나왔다고 해서 어디서 시키셨냐고 여쭤보니 ‘포장해 갔다’고 하더라"라며 "그런데 어제 포장이 하나도 없어서, 다시 전화해서 ‘저희 족발집 맞냐’고 하길래 ‘나는 차에서 기다려서 모른다. 직원이 들어갔다. 확인해 보고 다시 연락하겠다’고 하더니 몇 시간 째 연락이 없다”고 밝혔다.

D씨와 E씨의 문자 내용.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쳐
D씨와 E씨의 문자 내용.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쳐

그러면서 “나처럼 전화 받으신 가게가 많으신 것 같다"며 "전화번호 뒷자리는 2XXX이다”라고 덧붙였다. B씨가 공유한 연락처는 A씨가 주의를 당부하며 공유한 연락처와 같았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C씨도 지난 24일 같은 연락처를 공유하며 “사기꾼이 극성이다. 초파리보다 못한 삶을 사는 인간"이라며 "(사장이) 당황해서 환불(해줄 것 같은) 뉘앙스가 있으면 계좌로 돈 요구하는 사기꾼이다. ‘전날 주문했고, 초파리가 나왔다’고 하는 레퍼토리가 동일했다”고 전했다.

같은 사기 가해자에게 피해를 봤거나, 피해를 볼 뻔한 자영업자들은 이미 경찰에 신고를 접수한 상태다. 이들은 모두 “강력하게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런데 한 음식점 사장 D씨가 가해자와 나눈 문자메시지를 공유한 내용에 따르면 이 같은 행각을 벌인 E씨는 ‘신고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으로 대응했다.

D씨가 “소액이라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시나 본데 한번 보자. 양심이 없어도 유분수지, 자영업자들 피를 빨아 먹으려고 하느냐”고 하자 E씨는 “대포폰, 대포통장이니까 그러시라”고 응수했다. D씨가 “대포폰, 대포통장이면 안 걸릴 줄 아나 보다”라고 하자 E씨는 “걸려도 징역이 아니라 벌금형일 것”이라고 받아쳤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저런 사람이 다 있나” “다들 조심하자” 등의 반응을 보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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