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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지상유도관제시스템’ 세계 첫 개발하고도… 국내선 찬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28 18:19

수정 2021.10.28 18:19

국내 ‘ATC시스템’서 최근 개발
상용화하려면 성능시험 필수인데 공항공사와 협의 안돼 좌초 위기
정작 해외선 사업 협력 러브콜
최근 中기업 손잡고 현지 진출 준비
ATC시스템이 개발한 A-SMGCS의 실제 관제용 화면.
ATC시스템이 개발한 A-SMGCS의 실제 관제용 화면.
인천국제공항에서 사용 중인 A-SMGCS의 실제 관제용 화면.
인천국제공항에서 사용 중인 A-SMGCS의 실제 관제용 화면.
수십년째 국산화가 요원한 첨단 항공기지상유도관제시스템(A-SMGCS)을 한 국내 중소기업이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으나 상용화에 필수적인 성능시험 문턱도 넘지 못하고 좌초할 위기에 놓였다. 공항공사 측이 이미 8년 전 중단된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한 대기업과의 사업협약을 들어 비협조로 일관하고 있어 국내를 넘어 세계 최초를 넘보는 A-SMGCS 기술이 자칫하면 해외로 고스란히 넘어갈 판이다.

■안전·효율 극대화하는 '공항의 등대'

그동안 외산 업체가 주도해온 항공기지상유도관제시스템(SMGCS) 기술의 국산화를 위해 10년 넘게 한우물만 파온 ATC시스템은 기존 SMGCS에서 한 단계 진화한 A-SMGCS 개발을 최근 완료하고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SMGCS는 항공등화 개별제어 및 감시시스템(ILCMS)을 기반으로 항공기 운항정보, 기상정보, 지상감시레이더 및 센서 등과 연계한 위치정보 등을 활용해 항공기는 물론 공항 내 모든 이동물체의 관제, 경로, 안내, 유도 기능을 제공하는 통합 시스템을 말한다.

나아가 A-SMGCS는 조명등, 유도시스템, 안내시스템 등의 긴밀한 연계를 바탕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융합된 자동화 기술이다.
최근 건설되는 전 세계 신공항은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중복투자를 방지하는 효과는 물론이고 레벨4 등급 이상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A-SMGCS가 적용된 설계를 반드시 요구하는 추세다.

ATC시스템이 개발한 A-SMGCS는 관제용 영상을 풀 3D로 구현해 관제사에게 더욱 직관적이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한다. 실제 공항을 똑같이 구현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형태로 공항 내 모든 인프라를 한눈에 볼 수 있는 3D 관제 시스템은 세계 최초다.

여기에는 줌 카메라를 이용해 저시정 및 평상시 착륙하는 항공기를 감시하는 기능과 라이다를 기반으로 항공기는 물론 공항 내 이동하는 모든 물체의 위치를 초당 60회의 정확도로 추적할 수 있는 기능 등 ATC시스템이 최초로 적용한 특허기술이 대거 적용돼 있다.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항공등화 제어의 효율성을 높이고 고압선 단락을 실시간으로 감시해 유지보수까지 용이한 일체형 하드웨어까지 개발해둔 상태다.

그러나 ATC시스템은 올여름 국산 A-SMGCS 개발을 완료하고도 실제 공항에서의 성능시험조차 하지 못하고 있어 상용화는 요원한 상태다. 지난 2014년 국토부가 A-SMGCS 국산화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할 당시 공항공사와 함께 국내 대기업 , 대학 등 민관학이 일제히 뛰어들었으나 성과 없이 철수한 바 있는데 당시 공항공사와 계약한 대기업이 실질적인 사업은 하고 있지 않으면서도 여전히 권리를 주장하며 높은 진입장벽을 세워둔 탓이다.

최병관 ATC시스템 대표는 "오랫동안 염원해온 A-SMGCS의 국산화 소식을 알리고 성능시험을 위해 소규모 공항에서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실제 필드에 적용해볼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지속적으로 공항공사에 요청해왔으나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개발을 끝내놓고도 사업화 자금 부족으로 더 이상은 버티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시장잠재력 무궁무진, 中서 먼저 알아봐

결국 이번에도 해외에서 먼저 움직였다.
최근 ATC시스템은 스마트 공항 건설의 중요한 시스템인 A-SMGCS의 거대한 시장잠재력을 알아본 중국 구주그룹과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구주그룹이 ATC시스템의 A-SMGCS에 대한 사용권을 갖고 중국 내에서 인증 및 정식 사용허가 승인을 취득한 후 영업을 펼쳐 중국 공항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내용이다.


최 대표는 "A-SMGCS는 세계적인 사업 아이템이고 시장도 무궁무진한 만큼 도전이 아닐 수 없지만, 그동안의 실패와 축적된 경험을 고려하면 우리 말고는 해낼 수 있는 곳이 없다는 사명감도 컸다"면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이 실제로 얼마나 공항의 스마트화에 기여할지, 부족한 점은 없는지 검증할 수 있는 기회라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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