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교장 선생님의 은밀한 취미가 발각됐다. 10월31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학교 여교사 화장실에 소형 카메라를 몰래 설치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30일 교장 A씨(57)를 구속했다.
이날 법원은 A 교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A 교장은 최근 자신이 근무하는 안양시 소재 초등학교 여교사 화장실 용변기 근처에 2∼4㎝ 크기의 소형 카메라 한 대를 몰래 설치해 여교사들을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여교사 화장실을 이용하려던 한 교직원이 용변기 근처에 소형 카메라가 설치돼 있는 것을 발견해 학교에 알렸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 교장이 학교 관리자임에도 신고에 소극적인 점 등을 수상히 여겨 면담하는 과정에서 그의 범행 사실을 확인했다. A 교장은 교사들이 신고를 주장했을 때 “학생이 설치했으면 어쩌냐”며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교장이 설치한 카메라를 디지털포렌식하고 있어 카메라에 어떤 영상이 찍혔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디지털 포렌식은 각종 디지털 기기나 인터넷에 있는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범죄의 증거를 확보하는 수사 기법을 말한다.
다만 A 교장의 휴대전화에서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영상 6건과 이 영상들을 캡처한 사진 3장이 발견됐다. 경찰은 영상에 찍힌 피해자 1명을 확인하고 다른 피해자들의 신원도 파악하고 있다. 이밖에도 A 교장의 자택 PC, 사무실 PC 등을 디지털포렌식으로 조사해 여죄를 수사할 방침이다.
A 교장은 경찰에서 카메라 설치와 휴대전화로 영상을 촬영한 사실을 인정했지만, 성적인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소형 카메라 메모리칩 겉면이 일부 긁힌 흔적이 있는데 A 교장이 의도적으로 증거를 인멸하려 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심각한 파손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라며 "수사를 통해 새로 드러나는 범죄가 있으면 추가해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은 A 교장을 직위 해제하고 감사에 착수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