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자친구를 폭행하고 동영상을 몰래 촬영한 혐의 등으로 피소된 국내 남자배구 간판스타 정지석(27·대한항공)이 검찰에 송치됐다. 다만 불법 촬영 혐의는 인정되지 않았다. 정지석이 본인의 휴대전화 잠금을 풀지 못해 경찰이 증거물을 확인하지 못한 탓이다.
1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최근 정지석에게 폭행과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그러나 보완 수사 지시에 따라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불법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경찰은 정지석의 아이폰에 불법 촬영물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디지털 포렌식을 시도했으나 잠금을 풀지 못해 결국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정지석 역시 본인의 아이폰 잠금을 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정지석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기억해내지 못해 혐의를 입증할 증거물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KBS에 따르면 정지석은 “전 여자친구인 A씨가 휴대전화를 가져간 뒤 6개월 정도 지났기에 비밀번호를 잊었다”고 해명하며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앞서 정지석을 둘러싼 의혹은 지난달 1일 A씨가 인스타그램에 몇 장의 사진과 장문의 글을 올리며 불거졌다. 사진 속에는 액정이 산산조각 난 휴대전화, 정지석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무릎 꿇은 모습, 집 안에 휴대전화 카메라가 설치된 장면 등이 담겼다.
A씨는 “고소당했으면 반성을 먼저 해야지 내 핸드폰 부순 거 하나만 인정하고 폭행, 몰카 설치는 인정 안 한다는데 어이가 없다”며 “본인 친구 앞에서도 나 잡아 던지고 욕하고 별짓을 다 해놓고 너무 뻔뻔하게 아니라고 잡아떼는 거 아닌가. 양심이 없다”고 썼다.
이어 “그동안 잘 만나왔기에 나한테 잘못한 것만 인정하고 처벌받으면 넘어갈 생각이었다”며 “그런데 때린 건 인정 안 하고 폰 부순 건 증거가 있으니 인정을 했다고 한다”고도 했다. 또 “신고했더니 성적인 걸로 (카메라) 설치한 것 아니라고 부인했다” “고소당할 짓 안 했는데 왜 무릎까지 꿇으면서 못 가게 막았을까” 등의 글도 남겼다.
정지석은 지난 시즌 V리그 정규리그에서 득점 6위, 공격 성공률 1위, 서브 2위에 오르며 팀의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MVP(최우수선수)와 베스트7 등을 휩쓸기도 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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