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코로나19로 53년 만에 문 닫았던 제주 수렵장 재개장

야생 멧돼지 증가 농작물 피해…‘위드코로나’도 한몫
제주도, 12월15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제한적 허용

한라산 야생 멧돼지는 한라산 등반객과 올레길 탐방객에게도 위협이 되고 있다. /사진=fnDB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도가 오는 12월 15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개장한다. 2019년 9월 경기도 파주시 소재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처음 발병한 이후, 가축전염병 확산 차단을 위해 수렵장을 차단한 지 2년만이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수렵장 운영 기간 4개월 중 2개월만 운영하다 중단했다.

도는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매개체인 야생 멧돼지를 포함해 야생동물 개체수가 증가하면서 농작물 피해가 늘어나고 있으며, 개체 수 조정 필요성이 대두돼 수렵장 재개장을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전환도 한몫했다.

도는 국립공원·도시지역·문화재 보호지역 등 수렵금지 지역을 뺀 도내 56만3935㎢ 규모의 수렵장을 개장한다.

다만, 타 시·도의 수렵장 미개장에 따른 수렵인 쏠림현상을 막고, 수렵장 면적을 고려해 수렵인 수를 500명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또 가축전염병이 도내에서 발병할 경우에도 수렵장 운영을 즉각 중단할 방침이다.

수렵이 가능한 동물은 멧돼지, 숫꿩, 멧비둘기, 오리류 2종(청둥오리·흰뺨검둥오리), 까치, 참새, 까마귀 등이다.

수렵시간은 일출 후부터 일몰 전까지로 제한되고, 수렵장 출입 시 총기는 1인 1정 사용을 원칙으로 한다.

문경삼 도 환경보전국장은 “수렵기간 동안 오름 탐방이나 야외활동 시 눈에 잘 띄도록 밝은 색 옷을 입고, 농가에서는 가축을 사육장 밖으로 방목하지 않도록 안전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1967년부터 산지 지역을 중심으로 매년 11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 수렵장을 운영해 왔다.

[e-mail]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