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첩보동맹을 구성하는 영미권 5개국(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이 내년 2월에 열리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정상을 포함, 정부 및 정치권 관계자를 파견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국 관영 매체는 이러한 행동이 “어리석은 쇼”라고 비난했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24일(현지시간) 보도에서 미국부터 시작한 ‘외교적 보이콧’ 논의가 파이브 아이즈 전체로 번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외교적 보이콧은 올림픽에 선수단만 파견하고 정부나 정치권 차원의 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항의 방식이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베이징 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포브스는 이미 미국 정부가 주요 동맹국들에 미국과 같은 행동에 나설 것을 설득 중이라고 전했다. 가브리엘류스 란즈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을 방문해 미국과 EU가 동계 올림픽 참석 문제를 놓고 의견을 어느 정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날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 역시 호주 정부가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 선언하지는 않으면서 사절단을 베이징에 파견하지 않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타임스도 지난 21일 보도에서 영국 정부가 보이콧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고 캐나다 정부도 이미 논의를 진행중이다.
바이든은 취임 전부터 신장 위구르 자치구나 홍콩 등의 인권 문제와 무역 관행을 언급하며 중국을 비난해왔다. 이달에는 세계적인 중국 테니스 선수 펑솨이가 장가오리 중국 전 부총리에게 성폭행당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거부감이 국제적으로 번지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25일 보이콧 움직임을 전하며 "파이브 아이즈 동맹이 베이징 올림픽을 외교적으로 보이콧한다면 어리석은 쇼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올림픽까지 강대국 간의 이견을 가져오고 싶다면 그렇게 하라"며 "중국이 불편을 느낄 이유가 없다"고 으름장을 놨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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