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여야 정치인들이 공화당의 대표적인 원로였던 밥 돌 전 상원의원 타계와 관련해 잇따라 성명을 내고 조의를 표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밥 돌을 기리며 “미국 역사상 몇 없는 정치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밥 돌은 전쟁 영웅인 동시에 우리 세대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하나였으며 개인적으로도 믿을만한 길잡이인 동시에 유머 감각이 있는 친구였다”고 밝혔다.
밥 돌의 숙적이었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부인 힐러리 클린턴과 공동 성명을 내고 “나는 그와 전투를 즐겼으며 우리의 협력은 그 이상이었다”고 강조했다. 클린턴은 “밥 돌은 제 2차 세계대전에서 국가에 헌신했고 더 이상 헌신할 필요가 없었지만 그렇게 했다”며 “밥 돌의 헌신은 현대와 미래의 공복들에게 영감을 주는 표본이다”고 말했다.
이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밥 돌이 "미국의 가장 훌륭한 가치를 대표하는 위대한 애국자"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그를 "미국의 전쟁 영웅이자 진정한 애국자"라고 애도했다.
이날 밥 돌의 가족들은 성명을 내고 그가 5일 오전에 향년 98세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월에 공개적으로 자신이 폐암 4기 판정을 받았다고 알렸다.
1923년 미국 캔자스주에서 태어난 밥 돌은 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고 1945년 이탈리아 전선에서 중상을 입어 오른팔을 영영 쓰지 못하게 됐다. 그는 1951년에 캔자스주에서 주의원으로 정치 활동을 시작했고 1961년부터 4번이나 연방 하원의원을 맡았다. 그는 이후 캔자스주의 공화당 상원의원으로 활동했으며 그가 상·하원 의원으로 활동한 시간만 35년에 달했다.
밥 돌은 1976년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의 부통령 후보로 뛰었지만 실패했고 1980년과 1988년에는 공화당 경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그는 1996년에 공화당 대선후보로 클린턴과 맞붙었으나 패했다. 공화당 원내대표까지 지냈던 밥 돌은 1993년 클린턴 정부 당시 1차 북핵 위기가 터지자 북핵 해체 전까지 북한에 경제 지원을 끊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밥 돌은 1997년 대통령이 수여하는 자유의 메달과 2018년 미국 최고 훈장인 의회 명예훈장을 받았고 정치에서 물러난 뒤에는 참전 용사와 전몰장병 추모 사업을 벌였다. 그는 2016년 대선 당시 전직 공화당 대선후보로는 유일하게 트럼프를 지지하기도 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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