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외감법 도입 3년차...기업 경제적 부담 완화 필요”
정 원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회계법인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정 원장은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외부감사인의 독립성, 회계감사 품질 제고 목적으로 신 외감법을 도입해 운용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보완할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다만 회계감사 품질을 해치면서까지 제도를 미세 조정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도 개선안 추진이 신외감법 후퇴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답변이다.
이어 정 원장은 “현재 (주기적 감사인 지정) 상향 혹은 하향 조정을 할 수 있도록 돼있으며, 같은 군 내 조정도 검토하고 있다”며 “회계법인과 피감기업 간 견제와 균형이 지켜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정 원장은 기업부담 완화 제도 관련 감사인 재지정 요청권 부여 외 “국제회계기준 논의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국내 소규모 기업용 회계감사기준 마련 과정에 적극 반영할 것”이라며 “감사보수 등이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않도록 지정감사인 감독강화방안도 준수해야 한다”고 짚었다.
지난 2018년 11월 도입된 신 외감법의 주요 규제 사항 중 하나인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는 6개 사업연도 연속 외부감사인을 자율적으로 선임한 상장사가 이후 3년간은 증권선물위원회가 지정하는 감사인을 선임토록 하는 제도다.
앞서 모두발언에서 정 원장은 상장기업 및 회계법인 등에 대한 회계감독에서 △법과 원칙 준수 △ 사전예방적 감독과 사후적 감독 간 조화와 균형 △사전 예방적 회계감독 강화 등의 규칙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리스크 취약 부문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한 사전적 회계감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등록 회계법인의 품질관리 수준 등을 고려해 감리주기와 범위를 탄력 운용할 것”이라며 “빅4(삼일·삼정·한영·안진) 회계법인이 선도적 역할을 해주고 중소형 회계법인은 한공회와 긴밀히 공조해 감독 방향 등을 사전 관리해나갈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 및 인증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ESG 관련 정보가 적절히 회계에 반영되고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마련 중인 지속가능성 재무공시 기준 등 국제적 논의 동향을 살피겠다”며 “공시기준 마련 등을 차질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본시장의 게이트키퍼로서 회계의 사회적·공공적 가치를 제고하고 피감사회사의 성장과 상생할 수 있는 회계문화 조성에 노력해달라”며 “코로나19로 어려운 감사환경이지만 충실한 감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힘 써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 원장은 비롯해 장성일 금감원 전문심의위원, 김영식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및 윤훈수 삼일회계법인 대표, 김교태 삼정회계법인 대표, 박용근 한영회계법인 대표, 홍종성 안진회계법인 대표 등 총 8개 회계법인 CEO가 참석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 장유하 인턴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