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혁신기술과 국제개발협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19 18:43

수정 2021.12.19 18:43

[특별기고] 혁신기술과 국제개발협력
코로나19 확산 기세가 무섭다. 오미크론의 발현은 상황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우리가 받는 유전자 증폭(PCR)검사 수행은 검사시설·전용장비·전문가가 갖춰진 대형병원 등에서만 가능하다. 최근 우리 민간기업이 동네병원에서도 수행할 수 있는 전자동 PCR장비를 개발해 국내외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의 벤처기업인 노을은 '스마트 말라리아 진단 플랫폼'을 개발했다.
기존 제품에 비해 5~20배 정도 진단성능이 향상됐다. 휴대하기 편리한 진단키트의 특성상 의료시설이 없는 취약한 개발도상국 소외지역 주민이 가장 큰 수혜자다.

'랩온어칩'으로 일컫는 기술과 인공지능 진단 알고리즘이 내장된 광학 플랫폼을 통해 말라리아를 빠르게 진단하고 퇴치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100년간 기술의 진보가 없었던 말라리아 진단부문의 혁신이었다. 특히 동 기술은 결핵, 에이즈, 사상충 등 다양한 감염질환 진단키트로의 확장 가능성도 있다.

노을의 이 같은 제품 개발과 보급에 담긴 의미는 크게 두 가지다. 국제개발협력사업에 민간의 참여와 혁신기술을 동원한 것이다. 국제개발협력의 이정표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는 공여국·수원국 정부와 민간의 견고한 협력과 파트너십을 요구하고 있다. SDGs는 교육, 보건, 농림수산, 인프라 등 다양한 목표에 걸쳐 연구역량 강화, 기술개발 및 창업·혁신 장려정책 지원 등 과학기술 혁신의 중요성과 적극적인 활용을 주문하고 있다. 한때 공적영역에 머물렀던 국제개발협력이 민간의 재원이나 기술역량을 활용하는 데까지 협업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한국 대표 국제개발협력기관인 코이카는 이 같은 국제 추세에 발맞추어 민간기술과 역량을 우리의 개발협력 지원활동에 접목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혁신적 기술 프로그램(CTS)이다. CTS사업은 한국의 예비창업가, 스타트업 등 프런티어들의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을 활용, 기존 방법으로는 해결이 어려웠던 개발협력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 중이다.

코이카 CTS에 참여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한 곳은 또 있다. '에누마 코리아'는 초절전 태블릿 기반의 맞춤형 교육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장애나 가난으로 교육에서 소외받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양질의 교육을 제공 중이다. 에누마가 개도국 교육환경에 최적화해 개발한 아동교육 애플리케이션 '킷킷학교'와 '토도 수학'은 20여개 국가에서 앱스토어 교육분야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코이카와 함께하는 민간기업들은 국제개발협력에 있어서 참신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 발전과 삶의 질 개선에 필요한 재원을 투입하고, 기업의 혁신적인 기술을 적용해 국제개발협력사업의 시너지를 높이는 한편, 국내는 물론 개도국 내 일자리 창출이란 부대성과도 달성 중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은 기업들의 국제개발협력 활동 참여를 촉진하는 계기로 작용 중이다. 코이카의 기업 참여형 열린 플랫폼은 한국 기업들의 니즈를 수용하는 그릇이다.
민간기업과의 협업은 최근 개발이슈인 감염병 예방과 탄소중립에 효과적으로 기여함은 물론 지속가능한 지구환경·인류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송민현 한국국제협력단(KOICA)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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