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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 80명과 성관계한 인물 연기한 배우의 고백 "베드신은 끔찍한 착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22 05:13

수정 2021.12.22 11:29

넷플릭스 드라마 '아주 영국적인 스캔들' 스틸컷
넷플릭스 드라마 '아주 영국적인 스캔들' 스틸컷

[파이낸셜뉴스] 우리가 보고 즐기는 '베드신'에도 성 착취가 스며들어 있을까. 영국 배우 클레어 포이(37)가 20일(현지시간) BBC 라디오4와의 인터뷰에서 “베드신은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포이가 ‘세기의 스캔들’의 주인공 마거릿 캠벨 아가일 공작부인 역을 맡은 3부작 드라마 ‘아주 영국적인 스캔들’(A Very British Scandal)의 방영(26일)을 앞두고 밝힌 말이다. 포이는 넷플릭스 화제작 '더 크라운'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연기하며 한국에도 얼굴을 알린 연기파 배우다.

1963년 아가일 공작 부부의 이혼은 런던 사교계를 주름잡던 부인이 최소 80명의 남자와 관계를 맺은 것으로 드러난, 영국의 대표적인 스캔들로 꼽히는 사건이다. 특히 얼굴 부분은 잘린 채 나체로 등장한 사진 속 남성들이 누군지를 두고 각종 추측이 난무했지만, 그들이 정체는 끝내 밝혀지진 않았다.


극 중 베드신은 설정 상 빠질 수 없다. 포이는 “당신이 여자라면 기본적으로 착취당한다는 느낌이 들고 화면에서 가짜 성관계를 맺어야 하는 (베드신 촬영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촬영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배우가)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노력할 순 있지만, 불행하게도 그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서다.

아가일 공작부인은 당시 이 사건으로 모든 언론에서 공개적으로 ‘천박한 여성’이 됐고, 엄청난 부와 인기를 한몸에 누리던 그의 인생은 1993년 요양병원에서 외롭고 비참하게 끝났다.

하지만 포이는 ‘천박한 여성’이라는 표현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나는 절대적으로 ‘창녀’나 ‘천박하다’는 표현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들은 기본적으로 평생 창피를 당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성경 속) 이브 역시 수모를 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극으로 연기의 기본기를 다져온 포이는 2008년 TV 진출과 동시에 주연으로 올라섰다.
2015년 드라마 ‘울프 홀’과 직후 출연한 ‘더 크라운’을 통해 2년 연속 영국아카데미(BAFTA)와 에미상 TV부문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됐다. 그를 세계 정상에 올린 작품은 역시 ‘더 크라운’이다.
이때 2017 골든글로브와 2018 에미상 드라마부문 여우주연상을 잇달아 휩쓸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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