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P&G·비자카드 울상
약 4년 전부터 거액을 들여 베이징 동계올림픽 공식 후원사 계약을 따냈던 다국적 기업들이 막상 다음달 4일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마케팅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계약 당시와 달리 중국을 향한 국제 여론이 크게 나빠졌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이같이 전하며 마케팅 분위기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사뭇 다르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9년 중국 멍뉴유업과 공동으로 6차례 올림픽 행사에 30억달러(약 3조5874억원) 규모의 후원사 계약을 체결한 코카콜라는 현재 중국에서만 올림픽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미 프록터앤드갬블(P&G)도 미국에서 캠페인을 진행하지 않고 있으며 비자카드도 올림픽과 관련해 트위터에 소식을 올리거나 보도자료를 내지 않았다.
비자카드는 2018년 평창 올림픽 당시 개막 100일 전부터 트위터에 카운트다운을 표시했고 코카콜라와 P&G도 대규모 TV광고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달랐다. 코카콜라 등 미국의 후원사들은 미국 내 전국 단위 광고를 자제하고 있으며 중국 소비자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는 2018년 가을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4차례 올림픽 후원 계약으로 4억유로(약 5413억원)를 썼다고 알려졌으나 이미 지난해부터 광고 축소를 검토했다.
현재 IOC '월드와이드 파트너' 계약을 맺은 기업은 13개로 이들은 올림픽 마케팅에서 독점적 지위를 얻는 대신 IOC에 거액의 후원금을 낸다. 코카콜라, P&G, 비자, 인텔, 에어비앤비 등의 미국 기업들과 브리지스톤, 파나소닉, 도요타를 포함한 일본 기업들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삼성(한국), 알리안츠(독일), 알리바바(중국), 아토스(프랑스), 오메가(스위스) 역시 후원사다.
WSJ는 후원사들이 최근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국제 여론 때문에 적극적인 마케팅 행사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오메가 등 일부 기업들은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오메가는 베이징 올림픽 기념 모델을 출시하면서 정치 문제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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