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올해 자연유산 민속행사 68건을 발굴·지원한다.
문화재청은 오랜 세월 지역 주민들과 함께 삶을 영위해 온 자연유산(천연기념물.명승)에 얽힌 다양한 민속행사 68건을 발굴하여 지원한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마을의 큰 나무나 숲 등의 자연물을 신성하게 여기고 이를 신앙의 대상으로 삼아 매년 마을과 주민들의 평안과 번영을 비는 풍습이 전해 내려왔다. 이러한 자연과 인간의 소통방식은 자연유산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효율적 장치로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자연성지로 자리매김 했으며 전국에 남아있는 당산목과 성황림 등은 대표적인 자연성지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산업화·도시화의 영향으로 그 명맥이 점차 단절되고 기후위기로 인해 천연기념물 노거수 등 보호대상인 자연유산들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문화재청은 2003년부터 자연유산(천연기념물, 명승)을 대상으로 당산제(堂山祭), 성황제(城隍祭) 등의 민속제를 지원하여 마을 고유의 민속신앙을 계승하고 주민들의 결속력을 다지는 동시에 지역민들의 자연유산 보호의식을 높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올해도 전국 68곳에서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지역마다 고유한 민속행사가 전국에서 펼쳐진다. 특히, 설 연휴(1.29.~2.2.) 기간 중인 31일부터 전남 고흥 봉래면 신금마을 당산제(1.31.~2.1.)가 새해를 맞아 첫 문을 활짝 연다.
천연기념물인 ‘고흥 외나로도 상록수림’은 남해안 섬에 조성되어 있는 대표적 토착 신앙림으로 가치가 있다. 거북이 머리를 닮은 숲과 당집은 강한 바닷바람으로부터 마을과 농경지를 보호하는 방풍림(防風林)의 기능은 물론, 물고기떼를 유인하는 어부림(漁付林)으로 마을 사람들은 해마다 섣달 그믐날에 상록수림 앞에서 풍어와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며 당제를 지낸다.
정월 대보름인 2월 15일(음력 1.15.)에는 부산 구포동 대리 당산제(2.14.~15.), 경주 월성 육통마을 동제(2.14.~15.), 울진 후정리 성황당 용신제(2.14.~15.), 부안 죽막동 수성당제(2.14.), 담양 대치리 느티나무 당산제(2.15.), 예천 천향리 석송령 동제(2.15.), 예천 황목근 동신제(2.15.), 안동 송사동 소태나무 동제(2.15.), 영풍 태장리 느티나무 동제(2.15.) 등 풍성한 자연유산 민속행사가 줄지어 개최된다.
오는 11월까지 전국 14개 시·도(50개 시·군·구)에서 개최되는 자연유산 민속행사는 코로나19 예방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여 지역주민의 최소 인원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자세한 사항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문의하면 된다.
문화재청은 자연유산 전문가단을 행사현장에 투입하여 올해 진행되는 자연유산 민속행사 중 유형별로 대표사업 21개소를 선정, 사전 상담과 점검을 통해 자연유산 민속행사의 품질 향상과 고유한 마을 공동체 활동을 발굴해 명맥을 지켜갈 수 있도록 확대 지원할 예정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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