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나경원 전 국회의원 당시 예비후보자에 대한 낙선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시민단체 회원들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허선아 부장판사)는 지난달 20일 시민단체 '우리겨레 하나되기 운동본부'(겨레하나) 회원 A씨와 B씨에게 각각 벌금 200만원, C씨와 D씨에게 각각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2020년 3월 17~28일 서울 동작을 지역구에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으로 출마했던 나 전 의원의 낙선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나 전 의원의 친일 논란을 빌미로 나 전 의원 사무실 입구에서 "나가라 친일파", "친일정치"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서 있거나 길거리에서 '21대 국회에 친일 정치인은 안됩니다' 등이 적힌 유인물을 배포하고, 친일 정치인 청산에 공감한다는 서명운동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180일 전부터 선거일까지 화한, 풍선, 간판, 현수막 등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당시 겨레하나는 민주노총 등 시민단체와 함께 '아베규탄시민행동'을 결성해 일본의 역사 왜곡, 경제보복을 규탄하는 활동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단체 회원들은 "피켓 등에 후보자가 누군지 유추할 만한 내용이 명시돼있지 않아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행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나 전 의원은 과거 행적 등이 빌미가 돼 선거 무렵까지 주요 공격 대상이 된 점 등에 비춰 보면 선전물에 적힌 '친일파' , '친일정치인' 등으로 나 전 의원을 유추할 수 있다"며 "'퇴출', '적폐 청산' 등 선거구민들이 나 전 의원에게 투표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를 담은 직접적인 표현 사용은 후보의 정책에 대한 찬반 등 단순한 생각을 밝히는 수준의 의견 개진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의 행위는 공직선거법 취지에 반해 자유민주주의 근간을 이루는 선거의 공정성 훼손하고 선거구민의 후보자에 대한 올바른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위험 있어 죄책 가볍지 않다"며 "다만 피고인들은 공직선거법 위반의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고 있고, 당시 피고인들의 행위가 공직선거법에 저촉되는지 여부가 분명치 않은 면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후 검찰과 겨레하나 측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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