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고양=강근주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3만명을 넘어서며 연일 역대 최대치를 갱신하는 상황에서, 고양시가 빠른 선별검사를 위해 ‘안심 자가검사키트’를 관내 모든 임산부에게 지급한다.
고양시는 1월24일 자가검사키트 제조사인 ㈜래피젠-휴마시스(주) 2개 업체와 키트 생산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뒤 약 2주 만에 물량 2만개를 확보했다. 2만개 키트는 관내 거주하는 임산부 5500여명에게 우선 보급된다.
8일 기준으로 고양시보건소에 등록된 임산부에게 1인당 2매씩 배부하며, 빠르면 오는 11일부터 우편으로 임산부 가정에 배송한다. 이후 물량 확보 상황과 사용자 반응 등을 고려해 추가 지급도 검토한다.
이는 오미크론 유행이 장기화되자 ‘고위험군 보호’, 특히 태아 건강과 직결된 임산부 보호가 급선무라고 판단한데 따른 조치다. 중대본 발표에 따르면 임산부는 코로나19 감염 시 임신을 하지 않은 가임기 여성보다 위중증률이 9배나 높은 고위험군이다.
그러나 임산부는 선별진료소 PCR 검사대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로 선별검사 인원이 폭증하자 3일부터 고위험군을 제외하고 자가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오거나 의사소견서가 있는 경우에만 PCR 검사를 받도록 하는 ‘선자가진단 체제’로 전환했다.
자가검사키트 역시 제2 마스크 대란이라 불릴 만큼 전국적으로 품귀현상을 빚고 있어 임산부는 사실상 ‘선별검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고양시 일산서구에 거주하는 임산부 A씨는 “며칠 전 미열이 있어 근처 선별진료소를 찾았는데, PCR 검사는 60세 이상만 가능하고 신속항원검사마저 한 시간 넘게 대기해야 한다는 말에 돌아서야 했다. 나는 괜찮지만, 뱃속 아이를 생각하면 증상이 조금만 있어도 불안한 마음”이라며 “임산부는 외출이 쉽지 않고 미접종자 비율도 높은 편인데 집에서 간편하게 검사라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자가진단키트 보급으로 의심증상이 있는 임산부는 집에서 간편하게 자가검사를 한 후 선별진료소를 찾을 수 있게 됐다. 모든 임산부 지급은 고양시가 전국 최초 사례가 될 전망이다.
특히 고양시가 개발한 안심 자가검사키트는 향후 ‘임시 방역패스’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자가진단키트에 인쇄된 QR코드로 ‘안심 자가검사시스템’에 접속해 정보를 입력하면 검사결과가 담긴 메시지가 즉시 전송돼 제3자도 확인 가능하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10일 ”앞으로도 임산부 외에 요양병원-어린이집-버스기사 등 감염 취약계층에 우선적으로 키트를 공급하고, 일반 시민을 위한 물량도 최대한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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