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서 코로나19 백신 의무화 반대 시위가 길어지면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 특히 인근에 공장을 둔 자동차 기업들은 도로가 막혀 부품이 모자라 공장 가동을 멈추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9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시위대의 국경 도로 봉쇄로 자동차 및 농산물 관련 수출이 막히면서 관련 기업들이 하루 5000만달러(약 598억원)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캐나다의 트럭 운전기사들은 지난 8일부터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와 미국 디트로이트 사이에 놓인 앰배서더 다리에 몰려들었다. 이들은 앰배서더 다리 초입에 트럭을 세워 도로를 막은 뒤 캐나다와 미국 정부의 백신 의무화 정책을 비난했다. 지금은 운전기사 뿐만 아니라 일반 시위대까지 몰려들어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올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트럭 기사를 포함해 육로 국경을 넘는 모든 외국인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요구했다. 캐나다 정부는 트럭 운송을 필수 업종으로 간주해 그동안 운전사의 백신 접종을 의무적으로 요구하지 않았지만 지난달 15일부터 방역 지침을 강화해 운전사 역시 백신을 접종하도록 규제했다.
이에 트럭 운전사들은 앰배서더 다리뿐만 아니라 캐나다 앨버타주의 출입국 검문소 인근 도로까지 막아서며 양국의 육로를 끊고 있다. 앰배서더 다리를 통과하는 물동량은 캐나다와 미국의 모든 교역량의 27%에 달한다. 플라비오 볼페 캐나다 자동차부품제조업협회장에 따르면 매일 이 다리를 통해 3억달러(약 3588억원) 상당의 상품이 국경을 넘나들고, 이 중 자동차 산업에 관련된 상품만 1억달러(약 12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일부 자동차 기업들은 시위로 인해 공장을 멈추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도로 봉쇄로 부품 공급이 부족해 온타리오주의 공장에서 차량 생산이 일부 중단됐다고 밝혔다. AP통신은 포드가 부품 부족으로 온타리오주 윈저의 엔진 공장을 폐쇄하고 같은 주에 있는 오크빌의 조립공장을 단축 운영한다고 보도했다.
미 백악관의 젠 사키 대변인은 "캐나다와 미국의 모든 사람이 이 봉쇄가 노동자들과 공급망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티프 매클렘 캐나다은행 총재는 "캐나다로 진입하는 주요 진입점의 봉쇄가 장기화하면 캐나다 경제활동에 가시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리는 이미 글로벌 공급망 장애를 겪고 있다. 이것까지는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볼페는 이번 시위와 관련해 자동차 업계가 침체되면 트럭 기사들을 대변하는 사람들이 해고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 봉쇄가 궁극적으로 국경 양쪽의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들의 폐쇄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것은 말 그대로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멍청한 짓"이라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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