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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염전에 태양광 발전"… ‘친환경·지역상생’ 두토끼 잡았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22 18:12

수정 2022.02.22 18:12

동서발전 ‘신안 자라 태양광 발전’
지역주민 사업비 일부 채권식 투자
작년 발전수익 3억… 13% 수익률
이익 공유·지역경제 활성화 역할
신안 자라 태양광 발전 전경 동서발전 제공
신안 자라 태양광 발전 전경 동서발전 제공
"폐염전에 태양광 발전"… ‘친환경·지역상생’ 두토끼 잡았다
폐염전이 태양광으로 전환되면서 환경문제 최소화,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등 지역주민 상생사업이 활발해지고 있다. 또 농어촌 전반 태양광 사업이 확대되면서 귀촌 인구가 늘어나는 등 부수적인 효과도 창출되고 있다. 정부와 발전 공기업들은 이같은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게 농어촌 지역의 불모지를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민과 합심…신재생에너지 확대

22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폐염전을 활용한 주민참여형 사업인 '신안 자라 태양광 발전사업'이 신재생에너지 이익공유 정책의 마중물 역할을 하며 이목을 끌고 있다.

신안 자라 태양광은 발전공기업인 한국동서발전과 인프라 투자사인 에퀴스에너지코리아, 신안지역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인 SM E&C와 공동으로 출자해 운영하고 있다.


동서발전은 한때 염전으로 소금 생산이 활발했지만 소금값 하락 등으로 폐염전이 된 부지를 활용해 환경문제를 최소화했다. 1단계 사업으로 24.2MW급 태양광 설비와 74.8MWh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구축했으며 총사업비 865억원을 투자했다. 2020년 6월 공사를 시작해 같은 해 12월 상업운전을 개시했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인 SM E&C와 효성중공업이 시공을 맡아 태양광 모듈, ESS, 인버터, 변압기 등을 국산 기자재로 사용해 건설했다.

현재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은 8km에 달하는 지중 송전선로를 통해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동서발전 등 사업자는 송전선로 공사 당시 지방도로 폭을 확장해 지역주민 교통편의를 높이는 등 마을에 이익이 되도록 했다.

신안 자라 태양광은 지역주민이 태양광 사업에 직접 출자해 발전이익을 공유하는 주민참여형 사업이다. 주민이 사업에 자기자본을 투자하면 사업 발생이익을 투자 비율만큼 돌려받을 수 있는 구조다. 채권 형태로 참여하기 때문에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자라도 신재생에너지 주민·군 협동조합에는 12명의 조합원이 조합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협동조합은 약 23억원을 채권으로 발전사업에 투자했다.

2021년에 주민에게 지급된 발전수익금은 약 3억 원으로, 연 수익률 13%가량이다. 1인당 연간 68만원에서 최대 204만원의 태양광 연금을 수령했으다. 주민참여로 인한 추가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0.2)에서 발생한 수익이 재원이 됐다.

발전수익 공유는 실질적인 귀향·귀촌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안 자라 태양광과 인근의 안좌도 태양광사업(96MW) 등 주민참여형 태양광사업과 다양한 귀촌 지원정책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신안군에서는 2021년 순 전입자만 64명이 증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농정 틀 전환을 위한 타운홀미팅 보고대회'에서 신안 자라 태양광을 재생에너지로 주민 소득을 높인 우수사례로 언급하면서 태양광 사업현장에서 사업자와 주민들 간 갈등을 푸는 해법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위축된 지역경제…태양광이 회생기여

자라 태양광이 들어선 신안군은 한때 국내 천일염의 75% 이상을 생산하는 활기찬 지역경제를 자랑했다. 하지만 인구 고령화로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하면서 지역경제가 위축됐다.

신안군은 지역경제를 되살리고 새로운 소득 창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사업 유치로 위기 극복에 나섰다. 동서발전 등 사업자는 폐염전 부지를 활용한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2017년 12월 신안군 자라도에 태양광발전소 허가를 신청했지만 당시 주민들 반대에 부딪혔다.

그러자 신안군은 적극 중재 역할에 나섰고, 2018년 전국 최초로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주민들의 참여와 이익공유를 제도적으로 보장했다.

이 조례를 근거로 자라도 지역주민과 신안군은 '자라도 신재생에너지 주민·군 협동조합'을 설립했고, 신안군 최초의 주민참여형 사업인 신안 자라 태양광 발전사업이 본격 추진될 수 있었다.

동서발전은 현재 1단계 사업으로 확보된 80MW급 민자변전소를 활용해 태양광 설비를 추가 건설하는 2단계 사업을 올해 준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김영문 동서발전 사장은 "신안 자라 태양광은 친환경 재생에너지 사업에 주민이 직접 참여해 이익을 공유하면서 지역을 되살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주민참여형 사업을 확대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민수익 증대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동서발전은 탄소중립 실현과 지역주민 상생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사업개발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현재 △울주 햇빛상생 연료전지(8MW) 발전소 △태백 가덕산풍력 2단계(21MW) △양양풍력 1·2단계(44MW) 등을 건설하고 있으며, 서산시 대호호 수상태양광(100MW)을 올해 착공할 예정이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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