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반까지는 명품 투수전이 펼쳐졌다. 경기고 선발투수 안현서가 5이닝 동안 유신고 타자 15명을 돌려세우는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유신고는 선발 옥태민에 이어 3회 2사부터 마운드에 올라온 박시원이 6회까지 단 한 번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투로 맞섰다.
팽팽한 0의 균형은 7회 말 깨졌다. 경기고 선두타자 4번 이상준이 박시원의 초구를 통타해 좌중간 담장을 넘겨버린 것. 자칫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박시원은 침착하게 후속 타자 2명을 삼진으로 잡아내고 이날의 승리투수가 된 조영우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날 박시원의 기록은 4이닝 1피안타(1홈런) 8탈삼진 1실점.
박시원은 홈런을 맞은 상황에 대해 “자신있게 던진 직구였고 실투도 아니었는데 상대 타자가 잘 쳤다고 생각한다”면서 “서로 잘 던지고 잘 쳤기 때문에 아쉬움은 없었다”며 의연함을 보였다.
유신고는 돌아온 8회 초 공격에서 상대 야수와 투수의 연이은 실책을 틈타 동점을 만든 후 9회 초 대거 5점을 뽑아내면서 승기를 잡았다. 경기 후반 실책에 무너진 경기고는 9회 말 1점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박시원은 “감독님께서 마운드에서 꼭 뭘 보여주려고 하면 오히려 욕심이 생겨 그르칠 수 있으니까 평상시대로 하라고 주문하셔서 부담없이 던지려고 했다”면서 “선발이든 구원이든 어떤 보직에서든 맡은 역할을 잘 수행하는 선수가 진짜 잘 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유신고는 이번 전국명문고야구열전 예선 1승 1패의 성적으로 13일 광주일고와 경기고의 경기 결과에 따라 준결승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박시원은 “3학년인 만큼 당연히 목표는 프로지만 이왕이면 더 높은 라운드에서 지명받는 선수, 입단 후 즉시전력감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면서 “마지막 남은 고교생활 최선을 다해 꼭 프로가 돼서 열심히 응원해주는 가족에게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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