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하이브리드 부정맥 치료로 뇌졸중 90% 이상 막는다" [Weekend 헬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18 04:00

수정 2022.03.18 04:00

심방세동 치료 권위자 정동섭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 교수
위험도 높은 전통적 수술과 달리
2012년 도입한 무절개 흉강경 수술
뇌졸중 유발 혈전 줄이는데 효과적
만성 환자에는 전극도자술 추가
10명중 8명은 정상박동 찾아
보험 적용돼 치료비 부담도 줄어
정동섭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 교수. 삼성서울병원 제공.
정동섭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 교수. 삼성서울병원 제공.
의료 현장에서 치료 방향이 환자를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환자들의 삶의 질을 고려해 어렵고 힘들더라도 선택지를 넓혀 최소침습치료를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에서 그동안 치료 과정에서 환자 부담이 컸던 대표 질환인 폐암과 간암, 심장 수술에서 최소침습치료 트렌드를 살펴봤다. 심방세동은 말 그대로 심장이 바르르 떠는 병이다. 분당 60회에서 100회 사이가 정상 박동수인데 심방세동 환자는 300회에서 600회 뛴다.
가장 흔한 부정맥 중 하나로 꼽힌다.

심방세동은 직접적으로 생명에 위협을 주지는 않으나 빈맥으로 인한 심장 기능 저하와 혈전 형성으로 인한 뇌졸중, 다발성 장기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고령일수록 빈도와 합병증 유병율이 증가하여 수명이 대폭 늘어난 초고령화 시대에 새로운 위협으로 떠올랐다. 환자 부담을 줄인 부정맥 하이브리드 치료를 개척한 정동섭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 교수를 만났다.

Q. 심방 세동 치료 어떻게 하나.

A. 심방세동은 발작성, 지속성, 장기 지속성 3단계로 구분하여 치료를 하게 된다. 부정맥이 발생한 지 1주이내인 발작성 심방세동의 경우에는 약물 치료 혹은 전기 충격 요법을 우선적으로 시행해 보고 실패한 경우 전극도자술을 고려한다. 부정맥이 발생한 지 1주이상 1년 이내인 경우를 지속성 심방세동, 더 오랫동안 앓은 경우는 즉, 1년이 넘으면 만성 지속성 심방세동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이 경우는 전극도자술을 시행하더라도 재발율이 높기 때문에 상당수 약물 치료만으로 증상을 조절하고 합병증을 예방한다.

약물 치료에 사용되는 부정맥 치료제의 대장격인 아미오다론은 간독성, 갑상선 독성, 폐손상, 시력 저하등의 부작용이 있어 장기 복용에 제한점이 있고 그 아래 단계의 약들은 정상박동으로 전환시킨다기 보다는 박동수를 조절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또한 뇌졸중 예방을 위해 평생 항응고제를 복용해야 한다. 즉, 만성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전극도자술을 시행할 수 있고 재발하는 경우 평생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데 효과와 부작용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부작용으로 인해 약물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 부정맥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Q. 부정맥 수술 방법이 바뀌고 있다는데

A. 전통적인 부정맥 수술은 흉골을 절개하여 인공심폐기를 거치한 후 좌심방에 절개를 가하여 정상적인 전기 신호 이외의 비정상 전기 신호 길목을 차단하는 수술로 일명 '미로술식'이라고 불린다. 이 수술은 환자 부담이 크고, 수술 위험도도 높다는 단점이 있다. 주로 다른 심장질환이 있어 수술이 필요할 때 병행해서 시행하는 이유다. 최근 부정맥 수술의 위험성을 대폭 줄인 무절개 흉강경 부정맥 수술이 개발됐다. 흉강경 부정맥 수술은 5mm 구멍 3개를 내어 흉강경으로 심장을 직접 보며 시행하는 고주파 절제술로, 침습도를 많이 낮추면서도 효과가 보장된다. 또 뇌졸중 등을 유발하는 혈전 발생 부위인 좌심방이(left atrial appendage)를 특수 클립으로 막아주어 나중에 재발하더라도 뇌졸중의 위험율을 90%이상 줄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2년 삼성서울병원 심장센터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Q. 추가 전극도자술은 어떻게 하나

A. 흉강경 수술은 심장 바깥에서만 접근할 수 있으므로 약 70% 내외의 정상박동 전환율을 보인다. 나머지 30% 환자에서는 심장 내부에 전도 이상이 있을 수 있어 추가 전극도자술이 필요하다. 흉강경 수술 후 3개월이 지나도 부정맥이 지속되는 경우, 추가 전극도자술을 시행한다. 심방세동의 유병기간이 길어서 좌심방의 크기가 과도하게 커졌을 때 주로 시행한다. 흉강경 수술시 사용되는 수술 도구가 좌심방보다 길이가 짧으면 틈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만약 틈이 발견되면 그 자리에서 추가 전극도자술을 시행하며 메꾸고 전기 생리학적 검사를 시행하여 전기적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다. 하이브리드 술식이다. 이 경우 1년 정상박동 유지율은 90% 정도이다. 2012년 2월 첫 시행 후 700건을 앞둔 2022년 1월 기준 하이브리드 술식(수술방법)을 받은 환자들 중 80%에서 정상박동을 보이고 있다.

Q. 하이브리드 술식의 장단점은

A. 기존 전통적인 부정맥 수술에 비해 수술이 난이도가 높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또한 신기술이기 때문에 높은 비용이 문제가 됐으나 보험 이슈가 해결돼 현재는 기존 심장 수술과 동일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하이브리드 술식의 가장 큰 장점은 뇌졸중 예방율이 90%이상이라는 점이다. 좌심방이를 클립으로 막기 때문에 심방세동이 재발하더라도 그 효과는 그대로 남아 있다.
또한 심방세동이 재발하더라도 상당 수의 비정상 전기 신호가 차단되기 때문에 빈맥으로 인한 심장 기능의 저하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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