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시즌… 코스닥 관리종목·상폐 속출하나

3월 결산 앞두고 투자 주의보
올들어 거래정지된 종목만 22개
세영디앤씨·계양전기 등 6곳
내부 횡령·배임 혐의로 상폐위기

3월 결산 시즌을 맞아 코스닥 업체들이 사업보고서, 감사보고서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기업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내부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해 거래가 정지된 종목이 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매매거래정지가 된 종목은 22개다. 오스템임플란트를 시작으로 한국코퍼레이션, 베스파, 휴센텍, 계양전기(코스피), 지나인제약, 에스에스알, 인트로메딕, 크루셜텍, 휴먼엔, 선도전기(코스피), 피에치씨, 지티지웰니스, 에이치엔에스하이텍(코넥스), 비디아이, 에스맥 등이다.

이들은 주로 관리종목에 해당하는 기업이다.

상장사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유동성도 갖추지 못했거나 영업실적 악화 등의 사유로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할 우려가 있는 종목을 말한다.

베스파는 '킹스레이드' 이후 실적을 견인할 만한 신작을 발굴하지 못하며 적자 늪으로 빠져들어 자본전액잠식에 빠졌다. 에스맥은 2021사업연도의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의견이 감사범위제한으로 인한 '한정'으로 공시됐다.

생체신호 측정기 전문기업 라이프사이언스테크놀로지도 외부감사에서 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코넥스 시장에서 상장폐지 위기에 봉착했다. 지티지웰니스는 지난해 132억원대 미술품을 37점을 매입했으나 미술품 구매 자금흐름과 거래 타당성을 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해 지난해 반기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받았다. 이번 사업보고서에서 적정의견을 받지 못할 경우, 형식적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이외 코스닥 관리종목 지정 사유에는 △사업보고서 미제출 △최근 3사업연도 중 2사업연도 자기자본 50% 초과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 발생 △매출액 30억원 미달 △자본잠식률 50% 이상 등이 포함됐다.

특히 올해 들어 내부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하면서 상폐 위기에 처한 상장사도 대거 발생했다. 오스템임플란트를 비롯해 세영디앤씨, 계양전기, 휴센텍, 한프, 인바이오 등 6곳에 달한다. 그나마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이번 감사보고서에 '적정' 의견을 받아 거래 재개의 청신호를 켰다는 해석이 나온다. 회사의 재무제표 작성 등에 큰 문제가 없어 상장 적격성 또한 인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서는 '비적정' 의견이 나왔다는 점은 변수다.

245억원 규모의 직원 횡령 사건이 발생한 계양전기에 대해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으로 결정됐다. 2020년 말 기준으로 계양전기의 소액주주는 1만2000여명이다.

이외 세영디엔씨 130억원, 휴센텍 259억원, 한프 769억원 등 6곳의 업체의 횡령·배임금액은 3618억원에 달한다.

코스닥 상장사의 횡령 공시는 5년 새 3배 가까이 불어났다. 2016년 횡령 혐의 공시를 낸 코스닥사는 8곳에 불과했으나 2017년(11곳) 두 자리 수로 올라섰고 2018년에는 14곳을 기록했다. 이어 2019년 건수가 급증해 23곳에서 횡령 혐의가 발생했고 2020년 23곳, 2021년 21곳 등 최근 3년 동안은 20곳을 넘겼다. 3년간 국내 주식시장 전체 횡령·배임 사건(92건) 중 70%가 넘는 수준이다.

결산이 진행되는 만큼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는 기업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7~2021년) 상장폐지된 기업 152사 중 결산 관련 상장폐지 기업은 45사로 29.6%를 차지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결산 시즌에는 투자 관련 주요정보가 집중되며 예상치 못한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경영 안정성이 미흡하거나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기업에 투자할 경우 투자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mail]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