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임담합 논란’ 2라운드
해운업계 "담합 결정 부당" 반발
"이의신청 건너뛰고 행정소송 직행"
공정위, 법정다툼 대비 2주 후 송부
해운업계 "담합 결정 부당" 반발
"이의신청 건너뛰고 행정소송 직행"
공정위, 법정다툼 대비 2주 후 송부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한~동남아 항로 해상운임 담합에 대한 과징금 등 제재 내용을 담은 최종 의결서 송부 시한을 오는 4월 중순으로 늦췄다.
공정위가 당초 예정한 3월 말보다 2주 가량 송부 시한을 연기한 것이다. 이는 해운업계가 공정위 제재에 거세게 반발하며 행정소송을 예고하자 추후 법정 다툼에 대비해 의결서 최종 송부 전까지 법리적 측면에서 검토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1월 전원회의를 열어 국내외 23개 해운사의 동남아 항로에서의 운임 공동행위를 담합행위로 규정하고 96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해운업계는 공정위 의결서를 받은 직후 서울고등법원에 행정소송 제기 등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공정위 결정은 1심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선사들은 공정위 제재 발표 직후 수 차례 회의를 거쳐 강경 대응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다. 특히 공정위가 한∼중국, 한∼일본 항로에 대해서도 국내외 20개 선사들에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하며 운임 담합 판단을 내리자 해운업계는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기류가 높다.
해운업계는 행정소송 전 이의신청 절차를 건너뛰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선사들이 이의신청을 하면 공정위는 최대 90일 내 다시 심사해야 한다. 선사들은 공정위 재결 전까지 과징금 납부를 유예할 수 있는 반면 행정소송을 바로 제기할 시 의결서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 과징금을 내야 한다. 그럼에도 공정위가 이의신청을 통해 제재 결정을 뒤집은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수 개월이 소요되는 이의신청 절차는 사실상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게 해운업계의 판단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큰 틀의 대응 방향은 정해졌다. 행정소송은 무조건 제기할 것"이라며 "일부 선사들간 입장이 다른 점은 있다. 선사별로 나눠 행정소송 직행, 이의신청 후 행정소송 등 투트랙 대응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해운업계는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회에 계류 중인 해운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도 당부하기로 했다. 개정안은 해운법에 따른 선사들의 공동행위에 대해 공정거래법을 적용하지 않는 게 골자다. 지난해 9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한 해운법 개정안은 이미 신고된 협약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본회의 문턱을 넘으면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결정은 무효가 된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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