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행정·지자체

인수위 "검수완박은 헌법파괴…새 대통령 국정운영 방해" [검수완박 후폭풍]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13 18:25

수정 2022.04.13 19:11

민주당 당론 채택에 정면반발
"與, 5월 취임 이전 완결 지어
대통령 거부권 행사 원천봉쇄"
尹 사법개혁 공약 이행 차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김한길 위원장 주최로 열린 각계 분야의 국가 원로들에게 국정 전반에 대한 고견을 듣는 '경청식탁, 지혜를 구합니다' 행사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참석자는 문정희 동국대 교수, 김황식 전 총리, 신낙균 전 여성유권자연맹회장, 정대철 소강육영재단 이사장, 윤 당선인, 신영균 국민의힘 상임고문회 회장,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전윤철 전 공정거래위원장 사진=서동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김한길 위원장 주최로 열린 각계 분야의 국가 원로들에게 국정 전반에 대한 고견을 듣는 '경청식탁, 지혜를 구합니다' 행사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참석자는 문정희 동국대 교수, 김황식 전 총리, 신낙균 전 여성유권자연맹회장, 정대철 소강육영재단 이사장, 윤 당선인, 신영균 국민의힘 상임고문회 회장,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전윤철 전 공정거래위원장 사진=서동일 기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둘러싼 정치권 갈등이 이번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 간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그동안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던 인수위는 민주당의 검수완박 4월국회 처리 당론 확정에 대해 "새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방해하는 것"이라며 정면 비판했다. 검수완박 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된다면 윤석열 당선인의 사법개혁 공약 이행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민주당이 4월국회를 처리시점으로 잡은 것도 윤 당선인의 5월 취임 이전에 완결 지음으로써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거부권 행사를 원천봉쇄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유상범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위원은 13일 서울 종로구 인수위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위헌적일 뿐만 아니라 그 어떤 정당성도 찾아볼 수 없는 검찰 수사권의 완전 폐지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유 위원은 "검찰 수사권의 완전 폐지는 헌법이 검사에게 영장신청권을 부여한 헌법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서 헌법 파괴행위"라며 "근대 형사사법의 핵심은 '소추와 심판의 분리'이고 소추에 수반되는 수사를 완전히 분리하는 나라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간 인수위는 검수완박과 관련한 입장 표명을 자제해왔다. 검수완박을 둘러싼 변수가 많고 민주당 내에서도 이견이 감지되는 만큼 소모적인 정쟁에 휩쓸릴 필요가 없다는 일종의 '거리두기'로 풀이된다. 또 향후 거대야당이 되는 민주당과의 거듭된 갈등은 향후 새 정부 조직개편안 처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이 전날 검수완박이 골자인 검찰개혁 법안을 4월 국회에서 처리키로 당론을 확정하자 인수위 차원에서도 반대 입장을 내고 정면충돌을 불사하고 있다. 검수완박은 검찰수사 범위 확대를 비롯한 윤 당선인의 사법개혁 공약과 정반대 위치에 놓여 있다. 민주당이 밀어붙여 검찰의 수사권이 완전 폐지된다면 윤 당선인의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검찰 독립 예산편성권 공약도 무의미하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시선이다.

유 위원은 "민주당의 일방적 입법 독주를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입장하에 위원들이 합의로 발표한 것"이라며 "윤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 간에 어떤 의사, 연락을 하고 이 입장문 발표를 진행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도 "누군가 국민의 인권을 위해 해야 할 일을 못하게 하면, 누가 하라는 것인지 대안이 민주당 안에는 현재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검찰이 국민의 인권을 위해서 수사하는 고유기능, 이걸 못하게 하는 저의가 무엇인가? 도대체 무엇을 원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인수위는 검수완박의 목적이 새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유 의원은 "형사사법절차와 같이 국가운영의 근간을 이루는 사항은 다수당이라고 해도 한 정당이 자의적이고 일방적으로 개정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 출범 전에 검사의 수사권을 완전 폐지해 검찰을 무력화시키는 것은 새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검수완박은 특정인물을 수호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다는 게 인수위의 주장이다.
유 의원은 "형사사법체계의 개편이나 조정은 오로지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이라는 관점에서 추진되어야 한다"며 "검찰 수사권의 완전 폐지는 국민 보호와는 아무런 관련 없고 부패세력을 수호하기 위해 국가의 수사 기능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김오수 검찰총장이 '검수완박' 당론 채택에 대해 비판하자 "김 총장은 헌법을 다시 공부하고 와야 할 것 같다"고 맞받았다.
윤 위원장은 "검찰과 언론이라는 우리 사회에서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특권 영역을 해체하는 데 민주당이 나섰다"고 주장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