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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시안·정저우까지 줄줄이 '봉쇄', 경기부양책 효과 '글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17 10:42

수정 2022.04.17 22:06

- 삼성전자 등 韓기업 150여곳 시안 진출...봉쇄 장기화되면 타격 우려
- 정저우·상하이·쿤산·타이창 봉쇄는 아이폰과 자동차·전자부품 공급망 충격
- 1분기 경제성장률 4.4% 전망, 소비부진에 소매판매는 마이너스 전환 전망
Workers in protective suits stand on a street during a lockdown, amid the coronavirus disease (COVID-19) pandemic, in Shanghai, China, April 16, 2022. REUTERS/Aly Song /REUTERS/뉴스1 /사진=뉴스1 외신화상
Workers in protective suits stand on a street during a lockdown, amid the coronavirus disease (COVID-19) pandemic, in Shanghai, China, April 16, 2022. REUTERS/Aly Song /REUTERS/뉴스1 /사진=뉴스1 외신화상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정부가 은행의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등 코로나19 경기냉각 충격 방어에 나서면서도 산시성 시안, 허난성 정저우 등 다른 도시들로 초강력 봉쇄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제로코로나(확진자 0명) 정책은 생산 주체의 활동을 차단하고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등 리스크가 상당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정부 부양책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내주 발표하는 1·4분기 경제성장률과 산업생산·소매판매·고정자산투자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삼성전자 등 韓기업 150여곳 시안 또 봉쇄
17일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에 따르면 시안시 정부는 16일 0시부터 19일 24시까지 한시 사회적 관리·통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기간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샤오취(아파트 단지 등 주거 시설이 모여 있는 일정 구역) 밖을 나가는 것이 금지된다.
또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불필요한 외근이나 회식 등은 지양토록 했다. 다중이용시설 폐쇄, 실내영업 금지, 공유차량 운행 중단, 대중교통 운행 제한(48시간 핵산검사 음성 증명서), 학생 온라인 수업 등도 병행한다.

시안 당국은 전날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을 통해 “4일 동안만 통제하는 것은 오미크론 잠복기간을 감안한 것”이라며 “현재 시장 공급망은 안정적”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초 봉쇄 없다는 입장에서 순환→전면 봉쇄로 전환됐던 상하이 사례나 오미크론의 전파력을 고려하면 시안 역시 봉쇄 강화나 연장을 배제할 수 없다. 인구 1300만 명인 시안은 지난해 12월에도 도시 전면 봉쇄령을 내린 뒤 33일 만인 올해 지난 1월 해제했다. 시안에선 지난 2일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온 이후 15일 5명이 추가되는 등 모두 43명의 지역 전파가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시안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한국기업 150여개(코트라 기준)에게도 여파가 미치게 된다. 한국 기업 중 시안에 공장을 운영하는 곳은 60여개에 달한다. 산시성까지 확대하면 한국기업은 310여곳(주 시안총영사관 2018년)으로 늘어난다.

시안 감염이 주로 화물·물류 종사자들에 의한 지역 전파라는 점도 한국 기업 피해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중국 당국이 확산을 우려해 물류에 제한을 둘 경우 원자재 공급이 막히고 제품 출고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시안을 포함한 산시성의 제1위 교역국이다. 2021년 기준 159억1700만 달러(약 19조5700억원)의 교역이 이뤄졌다. 주로 메모리반도체, 반도체·전자집적회로 제조용 기기를 산시성에 수출하고 컴퓨터기억장치, 전자부품, 리튬이온배터리 등을 수입한다.

다만 시안 당국이 아직까진 생산시설과 사업장을 정상 가동시키고 필수 인력은 근무할 수 있도록 예외로 둔 것은 그나마 안심 요소다. 중국 상무부가 외자기업 고충해결을 위해 지방 정부와 조율하며 교통운수부는 화물 운전자에게 고위험지역 출입이 가능한 통행증 발급키로 한 것도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중국 산시성 시안공장 전경. 중국 인터넷 캡쳐.
삼성전자 중국 산시성 시안공장 전경. 중국 인터넷 캡쳐.

■정저우·상하이 봉쇄, 공급망 충격
정저우의 경우 방역당국이 관할 지역 내 모든 공장 직원들에게 코로나19 핵산검사를 지시하면서 대규모 지역 봉쇄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은 감염자 1명만 확인돼도 직장, 건물, 아파트 전체를 최소 14일간 봉쇄한다. 정저우는 아이폰 최대 위탁생산업체인 폭스콘 공장이 자리 잡고 있다. 폭스콘 정저우 공장은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지난 16일 밝혔지만, 핵산검사 결과에 따라 제한적 가동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증권보는 “세계 아이폰 절반이 정저우의 폭스콘에서 생산되며 이는 애플의 아이폰 전체 공급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미 정저우시가 폭스콘 공장 부근을 봉쇄했다는 점은 아이폰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이날 보도했다. 정저우 진출 한국기업 수는 명확하지 않다.

21일째 봉쇄가 이어진 상하이 피해 우려도 증폭되는 상황이다. 봉쇄가 지속되면 내달부터 중국 내 자동차 생산 공장 가동이 전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중국 자동차 업계로부터 제기된다.

위청둥 화웨이 인텔리전트 차량 솔루션·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상하이 생산시설이 조업을 재개하지 않는다면 5월 이후 과학기술과 공업 분야의 모든 공급망 가동이 중단될 것”이라며 “특히 자동차 산업은 경제적 손실과 치러야 할 대가가 무척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자부품 허브인 장쑤성 쿤산과 타이창도 봉쇄가 연장됐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중국 45개 도시와 3억7300만명이 완전 또는 부분 봉쇄된 것으로 추산했다.

경제지표 전망치는 이러한 시장의 비관론을 이미 반영하고 있다.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올해 1·4분기 경제성장률을 4.4%로 내다봤다. 지난해 4·4분기 4.0%보다는 올랐지만 연간 성장률 목표치 5.5% 안팎보다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차이신은 지난주까지 3.6%를 제시했다가 이날 수치를 바꿔서 표기했다.

또 3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4.5%, 고정자산투자는 8.5%로 각각 전망했다. 지난 1~2월의 7.5%, 12.2%에 비해 각각 3.0%p, 3.7%p 내려간 수준이다.
소매판매의 경우 코로나19 봉쇄로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1~2월 6.7%에서 3월 마이너스(-)1.6%로 추락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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