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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데뷔한 스팩 평균 수익률 13%
약세장 속 스팩 상장 장점 부각
인지도 낮은 기업엔 상장 기회로
상폐되도 이자지급 돼 '안정적'
약세장 속 스팩 상장 장점 부각
인지도 낮은 기업엔 상장 기회로
상폐되도 이자지급 돼 '안정적'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된 8개 스팩의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지난 22일 종가 기준 13.22%로 집계됐다.
이달 7일 상장한 키움제6호스팩은 지난 22일 2420원에 거래를 마치며 공모가(2000원) 대비 21.00%의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 12일 2900원대까지 올랐다가 상승폭을 반납하고 2400~25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21일 상장한 미래에셋비전스팩1호의 경우에도 2330원까지 오르며 스팩에 대한 열기를 반영하고 있다.
올해 상장한 스팩 8곳은 상장 이후 내내 공모가(2000원)를 웃도는 좋은 성적을 보였다. 지난 2015년 이후 매년 10~20건 정도의 스팩이 상장된 것과 비교하면 양적으로도 적지 않은 수치다.
DB금융스팩10호가 올해 스팩 상장의 신호탄을 쏜 뒤 2월에 △한국제10호스팩 △IBKS제17호스팩 △하나금융21호스팩이 나란히 증시에 입성했고 지난달에는 △에스케이증권7호스팩 △유진스팩8호가 데뷔했다.
오는 27일에는 신한제9호스팩, 28일 신영스팩7호, 29일 상상인제3호스팩이 각각 증시에 이름을 올린다.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 현재 상장 절차를 밟고 있는 스팩도 △삼성스팩6호 △IBKS제18호스팩 △케이비제21호스팩 △교보12호스팩 △신한제10호스팩 등 5곳이나 된다. 일반 기업들이 상장 계획을 철회·연기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을 인수·합병할 목적으로 세운 일종의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이다. 증권사가 설립하고 투자금을 받아 코스닥에 상장시킨다. 증시 입성 3년 이내에 비상장 기업과 흡수 합병한 뒤 간판을 바꿔 달면 된다.
안정성을 찾는 투자자들에게 스팩은 효자주로 떠올랐다. 스팩이 상장하고 기업을 인수·합병하면 기존 스팩 주주들은 합병 법인의 주식을 갖게 된다. 지난 2010년 이후 증권시장에 상장된 스팩 226개 중 현재까지 122개의 스팩이 합병을 완료했거나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누적 평균 합병 성공율은 54%다.
합병 기준 시가총액 대비 주가 상승률은 누적 평균 173%로 투자 수익률도 높다. 지난 2017년 1월 스팩으로 합병 상장한 휴마시스(하이제2호스팩)는 합병 기준가 대비 현재 주가가 5500% 이상 올랐다. 같은 해 12월 상장한 클래시스(KTB스팩2호)와 2019년 12월 상장한 한국비앤씨(NH스팩11호) 등도 합병 기준가 대비 주가가 900% 이상 상승했다.
3년 이내에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해 해산하더라도 단일가인 공모가 2000원이 보장되고, 연평균 1.5% 수준의 이자도 지급된다는 장점이 있다. 스팩은 금융투자업 규정에 따라 공모 자금의 90% 이상을 은행에 맡겨둬야 한다.
이런 장점 때문에 청약 때부터 인기가 높은 편이다. 비례 기준으로 IBKS제17호스팩의 청약 경쟁률은 1736대 1에 달했고 키움제6호스팩 또한 1052대 1을 기록했다. 한국제10호스팩(801대 1)과 유진스팩8호(700.69대 1), 하나금융21호스팩역시 세 자릿수 이상의 경쟁률을 보였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스팩은 신규 상장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며 "시장 인지도가 낮은 기업은 가치 평가에 유리할 수 있는 등 스팩 합병 상장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유통물량이 일반 기업 주식보다 적어 주가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선 유의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에는 일부 스팩이 연일 상한가를 기록한 뒤 돌연 급락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스팩주들이 특별한 이유도 없이 무더기로 급등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라며 "스팩주는 유통 물량이 적기 때문에 주가 조작에 취약할 수 있다. 공모가보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스팩주를 사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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