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인조 다이아몬드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의 눈으로는 천연 다이아몬드와 인조 다이아몬드 간에 구분이 불가능한 반면 가격은 천지차이라는 점이 약혼·결혼반지 시장에서 인조 다이아몬드의 약진을 부르고 있다.
CNN비즈니스는 27일(이하 현지시간) 다이아몬드 시장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인조 부상 속 천연 인기 시들
애널리스트 에단 골란은 똑같은 외관이지만 가격차이가 엄청나다는 점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면서 3월들어 약혼·결혼반지 시장에서 인조 다이아몬드 매출이 1년 전에 비해 63% 폭증했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천연 다이아몬드 반지는 매출이 25% 급감했다.
2월에는 인조 다이아몬드 매출 성장률이 80%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천연 다이아몬드는 13% 매출이 줄었다.
골란은 "천연 다이아몬드 업계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소비자들이 인조 다이아몬드 반지를 결혼반지로 인식하기 시작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너무 늦었다. 이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1캐럿 다이아몬드 반지, 인조가 73% 저렴
인조 다이아몬드가 부상할 수 있게 된 확실한 강점은 가격이다.
골란에 따르면 가장 인기 있는 1캐럿 다이아몬드 반지의 경우 3월을 기준으로 인조 다이아몬드가 들어가면 2318달러(약 293만원), 천연 다이아몬드는 8740달러였다. 인조가 천연보다 최대 73% 저렴했다.
싸다는 장점은 더 큰 다이아몬드 반지로 신혼부부를 이끌기도 한다.
그는 천연 다이아몬드는 8억~30억년에 걸쳐 만들어지고, 공급 역시 제한적이지만 인조 다이아몬드는 진짜 다이아몬드이면서도 수주일이면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천연 다이아몬드 공급망 차질이 심화돼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점도 인조 다이아몬드에 유리한 환경이다.
미국 정부가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광산업체라고 판단하고 있는 러시아 알로사는 이번 경제제재 대상에 포함돼 있다. 러시아 정부가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로사는 전세계 다이아몬드 생산의 28%를 차지한다.
■ 청년층 중심으로 인기 확산
다이아몬드 전문가인 댄 모런은 40세 이하 청년층,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이들을 중심으로 인조 다이아몬드가 인기를 끈다고 말했다.
특히 천연 다이아몬드는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기도 한다. 아프리카 일부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아동들을 동원해 채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채굴된 다이아몬드는 내전 전비 등으로 활용된다.
환경문제도 있다.
결혼식 대행 사이트인 '더 노트(The Knot)'에 따르면 기후위기 문제에 진심인 MZ세대는 돈 문제를 떠나 환경을 파괴하는 천연 다이아몬드 채굴에 부정적이어서 인조 다이아몬드를 선호한다.
■ 비중, 아직 낮지만 급성장
인조 다이아몬드 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전체 다이아몬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다. 그러나 상승세는 가파르다.
골란에 따르면 2020년 3%에서 지금은 7% 수준으로 높아졌다.
세계 최대 보석상인 덴마크 업체 판도라를 비롯해 일부 보석상들이 인조 다이아몬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판도라는 지난해 천연 다이아몬드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면서 이를 인조 다이아몬드로 대체하겠다고 선언했다.
판도라는 인조 다이아몬드 등을 '지속가능한 보석'이라고 지칭하고, 소비자들의 수요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 최대 보석상 시그넷도 지난달 실적발표에서 인조 다이아몬드 인기가 치솟고 있다고 밝혔다.
시그넷 최고경영자(CEO) 버지니아 드로소스는 애널리스트들과 전화회의에서 인조 다이아몬드가 자사 보석 포트폴리오의 '고속 성장 카테고리'로 분류돼 있다면서 올해 시장 흐름을 주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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