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5월 21일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역대 한미 정상회담 가운데 가장 빠른 것으로, 윤 당선인 취임 후 11일 만에 열리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기간 중 문재인 대통령과도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
한미정상회담은 포괄적 한미 전략동맹이 한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군사·안보 동맹에서 나아가 경제안보는 물론 글로벌 협력을 주도하는 포괄적 전략동맹 강화의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미동맹 강화 방안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 당선인은 후보자 시절부터 한미동맹의 수위를 한단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출범하자 박진 외교장관 후보자를 단장으로 하는 한미정책협의단을 꾸려 미국에 보내기도 했다.
반길주 인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 안보연구센터장은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한미동맹 복원의 모멘텀으로서 작용할 것"이라며 "자유주의적 국제질서 유지를 위해 동맹인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성과 도출을 위한 성과의 사전조율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일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도 화두다 양국은 북한의 비핵화 달성을 위한 물샐틈 없는 공조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새 정부의 대북 정책과 함께 북한에 대한 확장억제 강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구체적으로는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과 연내 한미 외교·국방 2+2 장관 회의 개최 등이 꼽힌다.
김재천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미는 미국의 확장 억지가 물샐 틈 없이 공고하며 철통같다고 하지만, 국민은 피부로 느끼고 있지 못하다"며 "양 정상은 이번 기회에 미국의 신뢰성 있는 확장 억지를 획기적으로 강화할 방안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안보를 한미동맹의 주요 축으로 격상시키기 위한 방안도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당선인 역시 경제가 곧 안보라는 철학을 갖고 있어 빠질 수 없는 의제로 분류된다. 이에 반도체·배터리·핵심광물·의약품 등 공급망을 포함해 인공지능(AI)·양자·차세대 네트워크·원자력 등 신기술 등에서 한미동맹을 한층 더 공고히 할 수 있는 논의가 오갈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과 중국 갈등 사이에서 한국의 적극적인 역할 요구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실제 백악관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 설명자료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순방이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강한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함이라 밝혀 중국 문제에 보다 적극적인 협력을 요구할 것임을 시사했다. 윤 당선인도 문재인 정부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보였다고 비판한 바 있어, 미중 현안에 대한 한국의 입장이 미국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아울러 미국 주도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한국이 참여하는 문제나 한국과 쿼드 간 협력 등도 한미 정상회담에서 자연스럽게 다뤄질 수 있다. 반 센터장은 "한미동맹 강화와 함께 다른 국가와의 외교관계에 교착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포괄적인 접근방식의 혜안이 필요할 것"이라며 "한미정상 회담 전에 더 이상 전략적 모호성이 없다는 한국의 외교안보 기조를 명확히 하는 것이 새정부의 외교안보 주도권 장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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