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 대량 매도 후 테라USD 디페깅
1달러였던 테라USD 현재 0.1달러 선
한 때 100달러 넘겼던 루나 현재 0.0001달러
권도형, 실패 인정.."최선의 방법 찾을 것"
[파이낸셜뉴스] 이번 주 가상자산 시장의 키워드는 '테라와 루나' 하나로 정리할 수 있다. 1달러로 고정된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의 가치를 지원하는 루나(LUNA)의 시세가 바닥까지 떨어지며 테라USD의 가치가 1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디페깅(Depegging)이 일어난 것이다.
1달러였던 테라USD 현재 0.1달러 선
한 때 100달러 넘겼던 루나 현재 0.0001달러
권도형, 실패 인정.."최선의 방법 찾을 것"
테라와 루나의 반등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됐고, 테라와 루나를 만든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최고경영자(CEO)는 실패를 인정했다.
테라USD 디페깅...1달러→0.1달러
14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협정세계시(UTC) 기준 지난 7일까지 1달러에 고정돼 거래됐던 테라USD는 8일부터 디페깅에 빠졌다. 13일엔 0.1달러 선까지 하락하며 스테이블코인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했다.
루나의 하락세는 더 심각하다. 지난 달 까지만 해도 100달러 이상에 거래되며 승승장구했던 루나는 8일부터 본격 하락하기 시작해 13일 0.0001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186억달러 선이었던 테라USD의 시가총액은 13일 현재 10분의 1도 되지 않는 17억달러로 급감했다. 루나의 경우 시가총액이 4월 초 한때 410억달러 이상이었지만 13일엔 6억6000만달러 선까지 감소했다.
테라 사태는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영향을 줬다. 이미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결정 △미국의 높은 물가 상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 상하이 봉쇄 장기화로 인해 투자 매력이 감소, 시세가 하락 중이던 비트코인(BTC) 등 가상자산들은 테라 사태에 역풍을 제대로 맞았다.
비트코인은 지난 12일 2만6350.49달러로 16개월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지난 해 11월 6만8789.63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약 반년만에 시세가 61% 하락했다. 현재 2만9000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ETH)은 지난 12일 1748.30달러로 지난 해 7월 이후 약 10개월만에 1700달러 선으로 떨어졌다. 현재 2000달러 선에 간신히 턱걸이 한 상태다.
지난 해 11월 한 때 3조달러를 넘겼던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은 현재 1조2000억달러 선까지 감소했다.
권도형, 테라 실패 인정
이런 가운데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CEO는 테라와 루나의 실패를 인정했다. 그는 1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테라USD의 디페깅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은 커뮤니티, 직원, 친구, 가족들에게 고통을 주게 돼 가슴이 아프다"며 "탈중앙화 경제에서 탈중앙화 화폐가 필요하다 믿지만, 테라USD는 그런 화폐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를 포함해 그 어떤 기관도 이 사태를 통해 이득을 취하지 않았고, 나 또한 위기 속에 테라USD와 루나를 매도하지 않았다"며 "커뮤니티를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고 있으며, 커뮤니티가 합의를 통해 최선의 방법을 찾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테라USD 같은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다. 일반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은 달러나 금 같은 실물 같은 담보가 뒷받침 하지만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은 복잡한 금융 공학에 따른 것이다. 테라USD의 경우 루나를 담보로 해 가치가 고정됐다. 쉽게 말해 테라USD 1개를 루나 1개와 교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존에는 테라USD가 1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차익 투자자들이 재빨리 테라USD를 사들인 뒤 루나와 교환해 차익 실현을 했다. 이런 매커니즘이 테라USD와 루나를 1달러로 유지하는 역할을 했다.
이번에 테러USD에 디페깅이 일어난 것은 루나 시세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루나 시세가 급락한 이유는 정체가 확인되지 않는 고래가 루나를 대량 매도했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특정 세력이 '공모해' 8억달러 규모의 루나가 한꺼번에 대량 매도한 것이라는 예상들이 나오고 있다.
테라사태는 이른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의 취약성에 대해 눈을 뜨는 계기로 작용했다. 긍정적인 면을 찾자면 가상자산 생태계가 취약성을 개선해 한발짝 나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