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학번' 첫 축제에 환호
학교마다 연예인 초청공연
몸값 올라 섭외비만 1억이상
고가 암표에 성추행·화재사건도
학교마다 연예인 초청공연
몸값 올라 섭외비만 1억이상
고가 암표에 성추행·화재사건도
코로나19로 멈췄던 대학 축제가 3년 만에 부활했다. 덕분에 대학가가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고 있다. 그렇지만 이를 바라 보는 시각은 마냥 긍정적이지는 않다. 학비 낭비와 안전사고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개 팀당 수천만원을 들이는 등 대학들이 유명가수 섭외에 들이는 비용이 치솟고 있다.
■가수 섭외에 5000만원까지
29일 주요 대학에 따르면 대학가는 축제가 한창이다. 한양대는 싸이, 지코와 그룹 에스파와 다이나믹듀오, 잔나비 등이 출연했다. 고려대는 에스파, 악동뮤지션 등을 무대에 섰다. 중앙대는 가수 헤이즈, 닐로가 축제를 달궜다. 거리두기 완화로 대규모 모입이 가능해지자 대학들의 '연예인 섭외 비용'도 고공행진중이다.
한양대에 따르면 인기 가수의 경우 한 팀당 20분에 2000만원의 섭외비를 책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제에 5팀 정도를 섭외하는 것을 감안하면 일부 대학의 연예인 섭외 비용은 1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무대 설치비 등을 포함하면 관련 비용은 더 커진다.
축제를 기획하는 학생회 측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대학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방편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학 총학생회 관계자는 "소위 '코로나 학번'에게 화려한 축제 수요가 높았다"며 "공연뿐만 아니라 동아리 활동 등 다양한 참여 방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이에 지난해 입학한 한양대 학생인 김모씨(21)는 "학교 지하철 통로를 지나가며 이렇게 사람이 많은 줄 몰랐다"며 "다들 따로 노는 분위기였는데 오랜만에 하나 된 모습이 보여 좋다"고 말했다.
■'10배' 암표 등장, 안전사고 우려도
재개된 대학 축제에 대해 마냥 반기는 분위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지적된 대학 축제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답습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이전이나 지금이나 대학 축제가 연예인 공연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한양대 학생인 한모씨(26)는 "1000만원 가까운 학비 중 일부가 연예인 섭외비에 들어간다는 사실이 납득가지 않는다"며 "대학 축제라면 학생들이 준비하고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구나 대학 축제 입장권을 거래하는 '암표'까지 재등장했다. 실제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장당 1만5000원인 티켓을 15만원에 사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한양대 축제 역시 돈을 받고 학생증을 양도하겠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지난 13일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캠퍼스 축제에서는 20대 여성이 공연을 보던 중 누군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고려대에서는 지난 24일 오후 6시 35분께 교내 주점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작은 화재가 발생해 주변에 있던 학생이 손을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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