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베이징올림픽 이후 전무
자국 올림픽·박람회도 포기 잇따라
코로나 재창궐 인한 민심이반 우려
내년 3월 양회까지 내부단속 집중
자국 올림픽·박람회도 포기 잇따라
코로나 재창궐 인한 민심이반 우려
내년 3월 양회까지 내부단속 집중
6일 중국신문망 등 중국 매체를 종합하면 중국 정부가 올해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 이후 포기하거나 미룬 국제 스포츠대회만 최소 6~7개에 이른다.
가장 최근에 취소·연기 결정이 드러난 것은 올해 겨울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쇼트트랙 월드컵 3차(12월9~11일)와 4차(12월 16~18일) 경기다.
중국스케이팅협회(CSA)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두 차례의 2022~2023년 시즌 쇼트트랙 월드컵 경기를 개최하지 않는다고 지난달 중순 통보했다. 명분은 코로나19 여파다. ISU는 "중국 측의 취소 이유를 이해한다"는 취지로 입장을 전했다고 중국 매체는 보도했다. 쇼트트랙은 지난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 당시 중국 선수가 편파 판정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중국은 또 아시안게임(9월 항저우), 유니버시아드(6~7월 청두), 아시아청소년경기대회(12월20일~28일 산터우), 아시안컵(2023년 6월), 세계 육상연맹 다이몬드리그(7월30일 상하이·8월6일 선전) 등 경기도 연이어 취소·연기했다. 2022년 세계여자배구리그 결승전 장소는 난징이었지만 터키 앙카라로 옮겼다. 이들 대회는 대부분 공식 조직위원회의 명의로 발표하는 형식을 취했다. 다만 중국 측과 논의했다고 공지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중국이 결정한 것으로 해석됐다.
여러 국제 행사와 중국 내 스포츠 경기도 비슷한 결정을 내렸다. 국제기능올림픽조직위원회는 상하이 국제기능올림픽을 개최하지 않고 2026년 상하이 재유치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지난2일 관영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4월 21~30일로 계획됐던 베이징국제모터쇼는 이미 미뤄졌고 포뮬러 원(F1) 중국 내 경기는 올해도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중국피겨스케이팅협회는 작년 12월 개최 예정이었다가 연기된 2021~2022 전국피겨선수권대회를 아예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이처럼 무더기로 국제·국내 스포츠·박람회 행사를 현재 포기하는 것은 올해 10월 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와 내년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까지 무리한 모험은 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만약 제로코로나 봉쇄를 풀었다가 지도부가 꾸려지기도 전에 전염병이 재차 창궐하고 사망자가 속출할 경우 경제 후폭풍과 더불어 심각한 국민적 반감을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65일간 상하이를 봉쇄하면서 원성을 사놓고 무리하게 대회를 열었다가 전염병이 확산될 경우 민심은 크게 동요될 가능성이 높다. 완전한 방역은 경제발전과 함께 시 주석의 치적이 돼야 한다.
반면 내년 봄 즈음이면 중국산 오미크론 전용 백신이 임상 시험을 끝내고 일반 접종률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아직까지 화이자나 모더나 같은 외국산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국내 접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특수 상황을 인정하더라도 수년간 대회를 준비한 선수들의 상실감 등을 지적하는 비난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기회를 다시 잡을 수도 없는 유니버시아드나 청소년대회 선수의 허탈감은 더 커질 것이라고 외신은 평가했다.
jjw@fnnews.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