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장거리 노선보다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하면서 신기종 도입으로 저비용항공사(LCC) 1위 업체로서의 경쟁력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 국내 제2의 항공사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제주항공 김이배 대표이사는 7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LCC가 장거리 노선으로 성공한 모델은 몇 개 없다. 흔들림 없이 명확한 전략과 진정성을 갖고 기존 경쟁력을 충분히 살려내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의 2위 사업자, 제2의 항공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이 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축소됐던 인천국제공항의 국제선 운항이 8일부터 정상화되는 것을 앞두고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제 회복의 단계”라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문제, 이들 자회사 LCC 3사 문제 등 항공업계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기에 제주항공이 LCC 업계 맹주로서 어떻게 할 것인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의 키워드로 제시한 사자성어 ‘비도진세(備跳進世, 도약할 준비를 하고 세상으로 힘차게 나아가자는 뜻)’를 언급하면서 “중단거리 노선의 핵심 경쟁력인 원가 경쟁력과 수익 구조를 복원시키고 다시 LCC 맹주로 태어날 것”이라며 “장거리 노선은 대형기가 있어야 해서 많은 투자와 비용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신기종 전환 등 기단 현대화를 통해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며 "737-8(맥스) 기종 40대 도입을 계약했고 내년부터 도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따른 통합 LCC(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출범에 대해서는 "3사가 기종이 다르기 때문에 금방 시너지를 낼 지 의문이 든다"며 "(정부가) 통합 LCC에 운수권을 다 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장거리를 가는 LCC에 장거리 노선 운수권을 준다면 제주항공은 단거리를 받아야 한다"며 "일본이나 중국 경쟁 당국은 우리 공정거래위원회보다 경쟁 제한성을 더 크게 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제주항공은 코로나19 여파로 부채비율이 작년 말 588%에서 올해 1·4분기 925%로 상승함에 따라 최근 790억원 규모의 사모 영구채(신종자본증권)를 발행해 자본을 확충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당장 유동성 문제는 없기에 유상 증자의 필요성은 없다”며 “해외 국가들의 규제 완화 시점과 회복 속도 등 불확실성이 커서 올해 흑자 전환을 한다고 얘기하는 것은 어렵지만, 내년 하반기에는 어느 정도 정상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새로 확보한 몽골 노선을 다음달 초에는 띄울 수 있을 것"이라며 "불확실성의 시대에 잘하는 것에 집중하면서 핵심적인 경쟁력을 갖고 가겠다"고 강조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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