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사흘째
건설현장 중단 위기
레미콘 수급 끊긴 현장 올스톱
이미 철강파동으로 기한은 빠듯
"작업 멈춰도 관리비 계속 빠져"
시멘트업계 "하루 150억 손실"
대형 건설사도 대책 마련 분주
건설현장 중단 위기
레미콘 수급 끊긴 현장 올스톱
이미 철강파동으로 기한은 빠듯
"작업 멈춰도 관리비 계속 빠져"
시멘트업계 "하루 150억 손실"
대형 건설사도 대책 마련 분주
화물연대의 파업이 사흘째 이어진 9일 건설현장에서 공사중단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다. 물류운송이 막히자 시멘트, 철강 등 주요 건설자재 공급이 마비됐다. 현재는 소규모 건설현장 중심으로 타격을 받고 있지만 장기화되면 대형 건설현장에서도 공사지연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공사기한 빠듯한데…"
이날 방문한 서울 서대문구 한 공사현장은 콘크리트 타설작업을 앞두고 레미콘을 수급받지 못해 공사가 중단돼 있었다. 이미 '철강 파동'으로 공사기한을 오는 8월 30일까지 한 차례 연기한 곳이다. 이번에도 물류가 막혀 막다른 길에 놓인 처지가 됐다.
현장 책임자 변모씨(55)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막대한 타격을 받고 있다"며 "작업이 중단돼도 관리비는 계속 내야 하는데 언제까지 손놓고 있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 삼표산업·유진기업·아주산업 등 대표적인 레미콘 기업은 절반 이상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레미콘 업체는 통상 2~3일 정도의 재고를 확보하는데, 시멘트 출하가 중단돼 재고량이 전량 소진됐다.
시멘트 업계는 생산엔 문제가 없지만 출하를 못해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업계가 추산한 일일 손실 규모는 150억원에 이른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이 주말을 넘기게 되면 저장소가 포화상태에 이르게 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특히 소규모 건설현장은 기존에 확보한 물량이 적고 신규 주문량도 많지 않아서 물량확보에 뒤처지는 모양새다.
■파업에 철강 확보도 어려워
파업으로 철강을 구하지 못하는 곳도 많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경우 총 7만5000t가량의 물량 운송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서대문구 금융기관 건축현장 책임자 박모씨(69)는 "공사자재들은 법적으로 매점매석을 금하고 있기 때문에 각 대리점도 확보해 놓은 물량이 많지 않다"며 "파업이 일주일만 이어진다고 해도 다음주부턴 시멘트와 철 자재 공급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씨는 "작업이 중단되면 피해는 건설사 정도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라며 "현장에서 일하는 수많은 일용직 근로자들은 다 밥벌이를 잃게 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서울 동작구 흑석동의 한 공사현장 관계자는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이미 자재를 반입하는 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지금 시멘트를 쓰는 공정을 진행하진 않고 있지만 파업이 길어지면 공사가 중단될 수도 있을 거 같다"고 전했다.
대형 건설현장도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시멘트나 레미콘은 지속해서 공급돼야 하기 때문에 현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당장 '셧다운'을 하는 곳은 없지만 지연 우려가 있는 현장은 있다. 사내 유관부서들이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주원규 강재웅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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