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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바람에 안전확보 어려워" 발사 당일 고층풍에 달렸다 [누리호 발사 16일로 연기]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14 18:16

수정 2022.06.14 19:25

하늘 도움 절실한 누리호
조립동에서 발사대로 가는 길
비탈 많아 비에 미끄러질 수 있어
발사대 도착해선 구름 집중감시
낙뢰 땐 오작동·통신방해 치명상
우주환경도 지속적으로 살펴야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14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조립동에서 발사대 이송용 차량에 실려 대기하고 있다. 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14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조립동에서 발사대 이송용 차량에 실려 대기하고 있다. 항공우주연구원 제공
"거센 바람에 안전확보 어려워" 발사 당일 고층풍에 달렸다 [누리호 발사 16일로 연기]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의 두번째 발사일정이 비와 돌풍 때문에 하루씩 연기됐다. 누리호를 발사대로 옮기고 세우는 데 안전 문제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5일과 16일의 기상상황은 누리호 발사일정에 차질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발사 당일 대기의 상층에서 부는 고층풍이 또 다른 돌발변수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또한 우주물체, 태양활동, 발사체의 이상 유무도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할 변수다.

■14일 오전에 찾아온 돌풍

항우연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이날 오전 6시 비행시험위원회, 오전 7시 발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하고 누리호 이송과 발사를 하루씩 순연키로 했다고 밝혔다.


14일 오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의 기상상황은 비가 흩날리고 강한 돌풍이 불었다. 이날 오전 두 차례 회의에서는 기술진의 안전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해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항우연 오승협 발사체추진기관개발부장은 "오후 현재는 좀 잦아들었지만 오전 기상상황은 안 좋았다"며 "비가 오면 발사체 이송 과정에서 조심스러워야 하고, 가장 큰 문제는 누리호를 발사대와 연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로 인해 종합조립동에서 발사대로 가는 길이 굽어져 있고, 비탈길이어서 이송차량이 미끄러질 위험이 있다.

항우연에서는 누리호를 이송하는 15일과 발사하는 16일의 기상상황이 일정을 진행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고층풍, 낙뢰 품은 구름이 변수

항우연 장영순 발사체체계개발부장은 "발사 결정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요인은 기상환경 중 지상풍과 고층풍"이라고 설명했다. 지상풍은 쉽게 관측할 수 있지만 고층풍은 예외다. 이를 위해 나로우주센터에서는 고층 기상관측장비를 이용, 발사 당일 총 4회 확인한다. 실제 누리호 1차 발사 때도 발사 당일 낮 12시께 우주센터 상공에서 고층풍이 강하게 유입돼 발사가 지연될 뻔하기도 했다.

또 발사 당일 낙뢰 가능성이 없어야 하고, 낙뢰를 머금은 구름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누리호 안에는 수많은 전장품이 탑재돼 있어 전기적인 손상을 입는다면 오작동, 통신방해가 일어날 수 있다. 우주센터 인근 반경 10㎞까지 낙뢰를 감지하고, 비행 계적에 수분을 잔뜩 머금은 두꺼운 구름을 실시간 감시한다. 이는 공군이 발사 당일 총 6회 출동해 구름 높이나 구름 성분들을 나로우주센터에 제공한다.

다음으로 당연히 누리호와 발사대의 기계적 고장이 없어야 발사한다. 지난해 1차 발사 당일 누리호와 연결된 밸브 이상 신호로 인해 직접 인력을 투입하는 확인작업으로 발사가 1시간 지연됐다.

그뿐만 아니라 우주물체와의 충돌 가능성도 변수다. 누리호를 발사해서 지구를 한번 도는 사이 유인우주선과 최소 200㎞ 이상 떨어지도록 결정해야 한다. 장영순 부장은 "현재까지 분석한 결과 16시에 발사하는 데 있어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우주환경 부분도 발사 여부를 결정짓는 요인이다. 항우연은 태양흑점의 폭발이나 태양입자 유입, 지자기 교란 정도에 대해 우주전파센터의 협조를 얻어 검토하고 있다.


이 중 단 하나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누리호는 발사 연기 혹은 취소되거나 복구 후 발사 재시도를 하게 된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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