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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IT템] 이슬·빗방울로 전기를 만들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20 06:30

수정 2022.06.20 06:30

포항공과대-경희대-안동대 공동연구
연잎 특징 모방한 물방울 발전기 개발
빗물로 전기 만들어 LED 전구 켜기도
물을 흡수하지 않고 튕겨내는 연잎의 특징을 모방한 액적 기반 발전기를 이용해 LED를 켰다. POSTECH 제공
물을 흡수하지 않고 튕겨내는 연잎의 특징을 모방한 액적 기반 발전기를 이용해 LED를 켰다. POSTECH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공동연구진이 물을 흡수하지 않고 튕겨내는 연잎을 모방해 이슬이나 빗물로도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를 개발했다.

연구진이 만든 발전기는 실제 빗방울의 크기 수준에 해당하는 6μL(마이크로리터)에도 성공적으로 전기를 만들어냈다. 에너지 수확 효율도 13.7%에 달해, 이전에 개발됐던 최대 11% 효율에 비해 향상된 성과를 거뒀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기계공학과 김동성 교수·유동현 박사 연구팀은 경희대 기계공학과 최동휘 교수, 안동대 기계·로봇공학과 김시조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연잎을 모방한 물방울 기반 발전기(DEG)를 개발하고 국제 학술지 '나노 에너지(Nano Energy)'에 최근 발표했다.

김동성 교수는 20일 "강수 환경에서 발전기의 에너지 수확 능력을 검증했을 뿐만 아니라, 발전기 외에도 빗방울 산성도 경보 센서로도 활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한 "향후 안개, 이슬과 같이 우리 주변에서 쉽게 관찰되는 환경에 맞게 설계한다면 환경 모니터링이 가능한 센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표면이 물에 젖지 않는 연잎에 주목했다. 미세한 돌기로 덮여 있는 연잎은 물이 스며들지 않고 동그랗게 뭉쳐 미끄러지는데, 몇 마이크로리터에 불과한 물방울까지도 흡수하지 않고 튕겨낸다. 연구진은 "이때 빠르게 튕겨내는 에너지를 이용하면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잎의 표면구조를 물방울 기반 발전기에 적용하자, 실제 빗방울의 크기 수준에 해당하는 6μL에도 성공적으로 작동했다. 또한 이를 이용해 LED 전구까지 켤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전까지 보고된 물방울 기반 발전기에서는 표면 젖음성으로 인해 최소한 수십 μL 수준이 돼야 에너지 수확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기술의 한계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수확 효율도 13.7%에 달해, 이전 연구의 최대 11% 효율에 비해 상당히 향상된 결과를 보여줬다.

이 발전기는 강수 환경에서도 성공적으로 작동했다.
연잎의 특징인 자가 세정 효과 덕분에 오염에 노출되기 쉬운 실외 환경에서도 충분히 작동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물방울 기반 발전기는 자연에서 볼 수 있는 물의 순환으로부터 효율이 높은 에너지를 얻는다는 게 특징이다.
특히, 우리 주변에 흔히 보이는 빗방울과 강수, 안개, 이슬 등 마이크로리터 단위의 물로 발전기를 가동할 수만 있다면 그 적용 분야가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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