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소 사육방식 개선으로 한우 경쟁력 키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20 18:22

수정 2022.07.20 18:22

[특별기고] 소 사육방식 개선으로 한우 경쟁력 키우자
기후변화,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한 세계 물류공급 차질은 많은 국가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국가 간 자원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 속에서, 각 국가의 식품과 원자재 수급 차질은 당연한 결과이다. 특히 에너지, 원자재, 식량 자급률이 낮은 우리나라의 경우 원자재 공급의 불확실성은 물가상승에 압박을 가할 것으로 생각된다.

1차산업인 축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는 가축 급여용 배합사료 생산에 이용되는 사료용 곡물 90% 정도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배합사료의 원료로 많이 사용하는 옥수수의 경우 선물시장에서의 가격이 최근 5년간(2017~2021년) t당 평균 146달러였지만 올해 6월에 기준가격이 299달러로 204.7% 상승했다. 국내 배합사료 가격도 추가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한우 사육방식을 짚어 보면 비육기에는 전체 사료의 80% 내외를 곡물 사료로 급여하고 있으며, 육질 향상을 위해 평균 30개월 이상 장기 비육을 한다. 후반기에는 먹은 사료의 절반 이상이 몸을 유지하는 데 이용되어 생산비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최근 사료가격 상승뿐만 아니라 한우 사육마릿수 증가로 인한 가격 하락도 걱정되는 상황으로 생산비 절감이 중요한 시기이다.

이러한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촌진흥청, 농협중앙회 등과 함께 '소 사육방식 개선 시범사업'을 얼마 전에 착수했다. 이는 사료비 상승으로 인한 한우 농가의 경영비 부담을 덜고 사육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목적에서 출발했다. 이 사업은 한우 거세우 비육기간을 생산성과 육질 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는 범위에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일부에서는 체중 저하와 육질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립축산과학원은 2018년에 28개월 단기 비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현장에 적용해 그 특성을 분석한 바 있다. 그 당시에도 같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기기를 통한 정밀성분(영양성분, 맛성분, 향기성분, 염농도 등) 분석과 전문가 및 한우 사육농가를 대상으로 식미를 비교평가한 결과 단기 비육 프로그램을 통해 사육한 28개월령과 32개월 사육한 소고기가 육량, 육질에 있어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

지난해 3월 미국의 5대 신문 중 하나인 USA투데이에 '왜 한우는 세계 최고의 고기일까?'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는 2000년 이상 한국에서 키워진 한우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소의 품종 중 하나이며, 살코기와 지방의 완벽한 균형으로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맛을 가진 쇠고기라고 평가했다.


한우고기의 맛이 세계인에게 인정받았다는 사실은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다. 다만, 한우고기 수출이 아직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
'소 사육방식 개선' 시범사업을 통해 저렴한 한우고기가 소비자에게 공급돼 한우산업이 크게 발전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박범영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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