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 부당지시로 엽기적인 행각 당한 C하사 피해자로 둔갑돼
군인권센터 "전형적인 갈라치기 수법"...강도 높게 비판
군인권센터 "전형적인 갈라치기 수법"...강도 높게 비판
김경숙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장은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공군은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파악하지 못한 채 엉망진창의 해명만을 지속하고 있다"며 "진실을 외면한 채 사건을 힘없는 하사들 간의 싸움으로 갈라치기를 하는 공군의 형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저열한 언론플레이"라고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전일(지난 2일)에 공군 15비에서 여군 하사 A씨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해당 부대는 고 이예람 중사가 20비에서 성추행을 겪은 뒤 전출돼 마지막으로 근무하던 부대이기도 하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A 하사는 가해자인 B 준위로부터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성폭력을 당했다. 안마를 가장하는 신체 접촉이나 껴안는 등의 성폭력이 있었다고 한다. 더구나 B 준위는 부대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나오자 A 하사를 확진자 격리 숙소에 데려갔다. 이어 코로나19에 확진된 C 하사와 입을 맞추거나 그의 침을 핥으라고 부당한 지시를 하기도 했다. 실제 A 하사는 사흘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아울러 군인권센터는 공군의 대응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전일 군인권센터의 폭로 직후 공군은 서울경찰청 출입기자단에 입장을 발표했다. 공군은 "C 하사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성폭력 및 주거침입 혐의로 신고했다"며 "군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즉 이번 사건의 두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A 하사와 C 하사 사이를 갈라치기 한 셈이다.
이어 공군은 "C 하사가 언론 보도 이후 극도의 불안감과 2차 피해를 호소하는 등 본인의 피해 내용이 보도되지 않기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다"며 "이 시간 이후 C 하사의 피해내용에 대한 보도가 있을 경우 언론사를 대상으로 법적 조치를 취할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 소장은 "사건의 본질은 B 준위가 권한을 남용하고 A 하사와 C 하사 모두를 성희롱·성추행하며 괴롭혔다는 데 있다"며 "오히려 공군이 C 하사를 방패 삼아 이 사건과 관련 보도 일체를 통제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군의 행태를 보면 고 이 중사 사건을 판박이처럼 되풀이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공군은 격리 하사 뒤에 숨지 말고 나와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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