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자유 얻었지만…안희정, 정치생명 끝나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05 06:00

수정 2022.08.05 05:59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4일 오전 3년6개월간 복역을 마치고 경기 여주교도소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4일 오전 3년6개월간 복역을 마치고 경기 여주교도소를 나서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로 '팬덤'을 형성했던 안희정(58) 전 충남도지사가 3년 6개월의 형기를 마치고 4일 만기 출소했다. 안 전 지사의 향후 진로는 어떻게 설정될까.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라는 불명예를 안고 10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하게 된 만큼 정치적 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연인'으로서 집필 활동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성폭행 혐의' 불명예 꼬리표 달고 만기출소

안 전 지사는 이날 오전 7시55분쯤 흰색 셔츠에 짙은 남색 정장 차림으로 경기 여주교도소 정문을 걸어나왔다.

'출소 후 심경'이나 '앞으로의 계획', '수행비서 김지은씨에게 하고 싶은 말' 등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침묵을 지켰다.
지지자와 고향 주민 등 60여명이 모인 가운데 일부 지인과 악수와 함께 포옹을 나눈 후 2분여만에 현장을 떠났다.

안 전 지사를 마중 나온 현역 국회의원은 두 명이었다. 안 전 지사의 학창시절 친구인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대학시절부터 친구로 지낸 김종민 민주당 의원이 그를 맞이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왼팔'로 불리며 한때 유력 대권주자로 성장한 '잠룡'중의 '잠룡'이었다. '충남의 아이돌'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강력한 팬덤을 형성했고, 지난 2017년 대선 경선에서 '충청 대망론'을 앞세워 당시 문재인 후보(전 대통령)의 아성을 위협하기도 했다.

하지만 성 관련 범죄로 형을 살았다는 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서 사실상 정치적 재기는 불가능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그가 다시 정치인으로서 주목을 받게 되는 것만으로도 민주당을 향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돼 오히려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안 전 지사는 민주당으로부터 출당 조치에 이어 제명당한 상태다.

안 전 지사는 수감 중이던 지난 2020년 모친상을 당해 형집행정지 허가를 받은 바 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이 조화를 보낸 것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정의당은 "민주당 대표, 원내대표,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걸고 조화를 보낸 이 행동이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라며 "피해자에게, 한국 사회에 '성폭력에도 지지 않는 정치권의 연대'로 비춰지진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비판했었다.

10년 피선거권 제한…SNS·집필 활동 가능성

게다가 안 전 지사는 공직선거법과 형의 실효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출소 후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이에 따라 오는 2024년 총선,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통령선거 등에 출마 할 수없다.

10년 안에 선거에 나서기 위해선 사면·복권을 받아야 하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을 점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10년 후 안 전 지사의 나이는 68세가 된다.

안 전 지사는 당분간 경기도 양평군 모처에서 잠행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SNS(사회관계망서비스)나 책 집필을 통한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 지 관심이 쏠린다.


안 전 지사와 가까운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다시 과거만큼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인물로 부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면서도 "이제는 자연인이 됐으니 개인적 판단아래 다양한 현안에 대해 자유롭게 메시지를 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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