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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복권 후 첫 준법위 회의, '뉴삼성' 지배구조 개편 속도 붙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16 09:53

수정 2022.08.16 10:40

소유구조·승계방식 등 논의 전망
삼성가 소유 구조 변화 모색 예상
'삼성생명법' 통과 땐 삼성전자 주식 대거 매각 지배력 약화
4세 경영 포기...스웨덴 발렌버리 그룹 모델 예상도

회계 부정과 부당 합병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회계 부정과 부당 합병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복권되면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개편 작업을 통해 안정적인 지배구조와 이사회 중심 경영으로 '뉴삼성' 비전을 실현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정기회의를 개최한다. 이 부회장 복권 이후 처음 열리는 만큼 지배구조 개편 문제가 언급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찬희 삼성 준법위원장은 지난 1월 "지배구조 개선은 삼성이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복권 이후 삼성가의 소유 구조를 바꾸기 위해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삼성그룹 소유 구조는 오너 일가가 삼성물산 지분 31.31%를 확보하고 있고 그 아래로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까지 이어져 있다.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인 이 부회장(17.97%)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삼성물산 지분 31.31%를 보유 중이며 이 지분을 통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간접 지배하는 형태다.

변수는 현재 야당이 추진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이다. 이른바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이 법은 보험사의 주식·채권 보유 금액을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해당 법이 통과되면 이달 12일 기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 가치는 30조원 이상으로, 삼성생명은 총자산(6월말 기준 315조원)의 3%인 9조4500억원 이외에 20조원 이상에 달하는 나머지 지분은 모두 팔아야 한다.

승계 방식 또한 주요 논의 대상이다. 이 부회장은 2020년 5월 경영권 승계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4세 경영 포기'를 선언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오너 체제에서 장기적으로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를 위해 이사회 중심의 경영 구조를 확립해 이사회에 의한 최고 경영자 선임 방식 등이 거론된다.

전문 경영인들에게 각 자회사의 경영권을 독립적으로 일임하고, 지주회사인 인베스터를 통해 자회사들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하는 스웨덴의 최대 기업집단인 발렌베리 그룹이 삼성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의사결정을 통합할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은 2017년 2월 말 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을 폐지하고, 사업지원(삼성전자)·금융경쟁력제고(삼성생명)·설계·조달·시공(EPC) 경쟁력 강화(삼성물산) 등 사업 부문별로 쪼개진 3개의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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