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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호황’ 조선 3사, 시설개선에 1조원 통큰 투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22 17:58

수정 2022.08.22 17:58

투자 규모 사상 최대
3사, 상반기에만 6300억 투자
노후 기계장비 교체·R&D 등
생산 효율성 끌어올리기 나서
친환경 분야에도 2000억 예정
‘수주 호황’ 조선 3사, 시설개선에 1조원 통큰 투자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가 올해 친환경 분야에 2000억원대 투자 계획을 밝힌 가운데 시설개선에도 1조원 이상 투자할 예정이다. 연말로 갈수록 개선되는 수익성을 바탕으로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3사가 올해 예상하고 있는 시설투자액은 총 1조1508억원이다. 한국조선해양이 가장 많은 9257억원,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1512억원, 739억원으로 예측된다. 이는 지난해(7494억원)와 비교하면 53.5%, 조선업이 초호황이었던 2012년(6894억원)과 비교해도 67% 가량 많은 수치다.
만약 이 같은 계획이 현실화되면 조선3사는 사상 처음으로 시설개선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하게 된다.

업계는 투자액이 1조원을 무난하게 넘어설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미 6월 기준 조선3사가 투자한 시설개선 비용이 6308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동기(3679억원) 대비로는 71.4% 늘었다.

시설투자는 대부분 공장 효율성 개선에 집중한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를 위해 노후 크레인 교체, 설비장치 교체, 전산·통신 노후교체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상반기 노후 크레인 등 기계장비 교체의 경우 이미 전체의 53.5%에 해당하는 3026억원을 투입했고 하반기 1346억원을 추가로 들일 예정이다. 전산·통신 노후교체도 올해에만 637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유기 화합물(VOCs) 저감 위한 장치 설치, 쉘터(이동식 공장) 신설 등도 진행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연구개발(R&D) 관련 투자로 생산 효율성을 끌어올린다. 올해 시흥R&D센터캠퍼스 관련 시설투자,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및 자율운항선박 관련 연구개발 등을 통해 생산 최적화에 나선다. 삼성중공업도 자동화 장비 및 시스템 개발, 노후 설비 및 장비 교체, 건조 능력 확보를 위해 보완 투자를 할 예정이다.

올해 조선3사의 투자금액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조선3사 대표는 이미 지난 19일 이창양 산업부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암모니아 추진 선박, 탄소포집장치 개발 등 친환경 부문 투자에 2340억원을 약속한 바 있다. 친환경 부문 투자금액은 3사가 비슷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선3사의 설비 및 친환경 투자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크게 늘어난 수주를 바탕으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내년부터는 선가가 인상돼 계약한 배들이 인도된다"며 "(조선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한국조선해양 실적이 이르면 올해 3·4분기부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내년부터 흑자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조선사들의 설비가 오래돼 유지보수가 생각보다 많이 들어간다"며 "이를 제외하더라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신규 생산을 위한 설비 생산, 인력 부족 해소를 위한 스마트 야드 건설 등 추가적인 투자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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