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모스크바에서 국장에 버금가는 예우로 진행
옛 소련 붕괴 책임 비난하던 푸틴은 불참
외국 정상중에서는 헝가리 정상만 참석
옛 소련 붕괴 책임 비난하던 푸틴은 불참
외국 정상중에서는 헝가리 정상만 참석
[파이낸셜뉴스] 옛 소련의 마지막 서기장이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장례식이 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렸다. 과거 소련 붕괴 및 혼란의 책임을 고르바초프에게 돌렸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모스크바의 하우스 오브 유니언 콘서트홀의 필라홀에서는 오전 10시부터 고르바초프의 장례식이 진행됐다. 이날 장례식은 국장으로 치러지지 않았지만 러시아 정부가 의장대를 지원 하는 등 국장에 버금가는 절차로 진행됐다. 러시아 지도자 가운데 장례를 국장으로 치르지 않은 인물은 1971년 니키타 흐루쇼프가 마지막이었다. 영국 BBC는 국장으로 치러지지 않은 장례식을 두고 현 러시아 지도부가 고르바초프의 유산을 기리는 데 거의 관심이 없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고르바초프는 지난달 30일 당뇨와 심장 질환 등으로 인한 오랜 투병 끝에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소련의 마지막 서기장이었던 그는 개혁 및 개방 정책을 진행하여 나라 밖에서는 냉전을 평화적으로 종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르바초프는 1990년 냉전 종식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러나 2000년 5월 처음으로 대통령에 오른 푸틴은 고르바초프에 의한 옛 소련의 붕괴를 "20세기 최대 지정학적 재앙"이라고 불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은 업무 일정상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푸틴은 지난 1일 고르바초프의 빈소가 있는 모스크바 중앙임상병원을 개인적으로 찾아 헌화했다. 푸틴은 지난 2007년 자신의 전임자였던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국장으로 장례를 치르고 국가 애도일을 선포했다.
러시아 정부 인사로는 푸틴 대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 세르게이 스테파신 전 총리 등이 참석했다. 외국 지도자 중에선 친러시아 행보를 보여온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유일하게 장례식에 참석했다. 장례식은 수천명의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약 3시간 반 만에 끝났고 시신은 노보데비치 묘지로 운구돼 1999년 백혈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 라이사 여사 옆에 안장됐다.
한편 크렘린궁은 푸틴이 오는 6일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제7차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푸틴은 4년마다 열리는 보스토크(동방) 훈련도 참관할 계획이다. 해당 훈련은 4년마다 열리며 올해는 러시아와 중국, 인도 등 13개국이 1~7일 사이 러시아 동부전구 7개 훈련장과 오호츠크해 인근에서 진행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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