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재발 허리디스크 환자, 신경공 통한 스테로이드 주사 효과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22 11:39

수정 2022.09.22 11:39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연구팀 연구 결과 발표
최근 척추 질환에서의 보존적 치료 경향과 일맥상통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이영준 교수(왼쪽)와 이준우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이영준 교수(왼쪽)와 이준우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신경공을 통한 ‘경막 외 스테로이드 주사’가 수술 후 재발한 허리디스크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이영준·이준우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09년 1월부터 2018년 3월까지 허리디스크 수술 이후 심한 통증을 호소해 재발이 확인된 환자 77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중 보존적인 치료만으로 호전된 환자, 수술 후 입원 중에 재발해 즉시 응급 수술을 시행한 환자를 제외한 나머지 37명에게는 신경공을 통해 주사 치료를 시행하고 예후를 관찰했다.

그 결과, 주사 치료를 받은 환자 37명 중 20명(54.1%)이 재수술을 받지 않고도 증상을 회복했다. 치료 2주 후 환자가 느끼는 통증 강도(VAS)는 평균 6.6점에서 3.7점으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미 효능이 증명된 수술을 받지 않은 일반적인 허리디스크 환자에의 주사 치료 효과와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허리디스크는 환자 대부분은 약물 복용, 주사 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로 통증 조절이 가능하다. 수술 치료는 비수술 치료에도 극심한 통증이나 감각 이상이 지속되거나 힘이 빠지는 증상이 생겼을 경우 시행한다.

수술을 받아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경과에 따라 디스크가 재발하는 ‘재발성 허리디스크’ 환자의 비율은 수술 환자의 약 23%에 달한다. 일정 기간 비수술적 치료에도 통증이 조절되지 않거나 위약이 진행되면 재수술을 결정하게 된다. 현재까지 디스크 수술 후 재수술률은 5년 내 13.4%까지도 보고된다.

수술을 받은 이력이 없는 보통의 허리디스크 환자에 가장 널리 사용하는 비수술적 치료는 ‘허리디스크 주사’, ‘신경 블록’으로 알려진 경막 외 스테로이드 주사다. 이는 보통의 디스크 환자에는 높은 통증 조절 효과가 입증된 반면, 재발성 허리디스크의 경우 관련 연구가 제한적이어서 치료 효과에 대한 근거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또 연구팀은 주사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수술을 받게 된 환자들의 임상적 특성을 규명했다.
심한 통증과 더불어 감각이상, 위약을 호소하는 경우 MRI상 디스크 형태가 뾰족하게 튀어나왔거나 흘러내린 양이 많은 경우 재수술 빈도가 높았다.

이준우 교수는 “최근 척추 질환의 치료 경향은 점차 보존적인 형태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연구 결과에 따라 재발한 디스크 부위에 신경공을 통한 주사 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면 재수술에 따른 재활 치료나 후유증 부담 없이도 충분한 통증 완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이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에 게재됐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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