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빅스텝에.. 시중은행 예금 금리 5% 성큼
[파이낸셜뉴스] 지난 12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p 올리는 두 번째 '빅스텝'을 결정하면서 은행도 발빠른 수신금리 인상으로 대응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예·적금 상품 금리를 최대 1%p 올린 것을 시작으로 신한·NH농협은행 등도 수신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외에 인터넷은행도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 줄줄이 인상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기준금리가 인상된 즉시 수신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특히 벌써 금리가 1%p 높아진 상품이 나오는 등 은행권 금리 경쟁도 뜨겁다.
앞서 기준금리를 0.25%p 올리는 '베이비스텝' 당시 은행들은 수신금리를 0.2~0.3%p 가량 올렸다. 지난 7월 한국은행이 첫번째 빅스텝을 밟았을 때에는 하나은행이 일부 정기예금 금리를 0.9%p 올린 것이 최대폭 인상이었다.
우리은행이 가장 빨리, 큰 폭으로 수신금리를 올렸다. 우리은행은 지난 13일 19개의 정기예금과 27개의 적금 금리를 최대 1%p 인상했다.
예금상품 중에서는 비대면 전용 '우리 첫거래 우대 정기예금' 금리를 최고 연 3.8%에서 최고 연 4.8%로 1%p 인상하고, 다른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는 0.3~0.5%p 인상했다. 적금의 경우 '우리 페이 적금'과 '우리 Magic적금 by 롯데카드'를 1%p 인상, 이외 대부분의 적금상품 금리를 0.3~0.8%p 인상했다.
신한은행과 농협은행도 이날부터 수신금리를 올린다. 신한은행은 예·적금 39종에 대해 상품별 가입기간에 따라 정기예금은 최고 0.8%p, 적금은 최고 0.7%p 인상한다. 농협은행은 정기예금 금리 0.5%p, 적금 금리 0.5~0.7%p 인상을 단행키로 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늦어도 다음주 안에 수신상품 금리 인상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기예금 연내 5% 돌파 머지 않아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연내 5%를 넘어설 것은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이미 시중은행에서는 꾸준한 금리 인상으로 특판을 제외하고도 최대 금리가 4% 후반대인 상품이 나오고 있고, 앞으로도 기준금리가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으면서다.
지난달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시중은행 정기예금 가운데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이다. 기본이율 4.6%에 우대이율 0.1%을 더해 최대 4.7%의 금리를 제공한다. 그 뒤를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4.52%),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4.6%) 등이 이었다. 이 중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기본금리가 최대 0.25%p 올랐다.
이런 추이에 은행 수신고로 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는 가속화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9월 한 달 새 30조원이 늘었다. 올 들어 꾸준히 증가세다.
한편 인터넷은행도 수신금리 인상안을 검토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수신상품이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인상에 따른 부담이 큰 측면이 있다"면서도 "검토에 시간이 걸리지만 기준금리 인상 때마다 수신금리를 항상 올려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7일 정기예금 상품 '코드K정기예금' 금리를 1.1%p, 자동 목돈 모으기 상품 '챌린지박스'의 금리를 0.5%p 올리는 등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바 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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