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상완충구역에 또 포격…18일 심야이어 19일 새 350여발(종합)

北 '9·19 합의' 패대기 수준, 14일부터 엿새 동안 8차례 포격 위반
남측 훈련 빌미로 '적반하장식' 시위, 추가 도발 명분 축적하는 듯..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전선장거리포병구분대들과 공군 비행대들의 화력 타격 훈련을 지도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파이낸셜뉴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또다시 '9·19남북군사합의'를 어기고 서해상을 향해 포병 사격을 실시했다고 19일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군은 18일 포격 도발이후 불과 반나절 만인 이날 오후 12시30분쯤부터 북한 황해도 연안군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100여발을 발사해 포병 도발을 재개했다.

북한이 이날 쏜 포탄은 남북한이 2018년 '9·19군사합의'에서 정한 북방한계선(NLL) 북쪽 해상 완충구역 내에 떨어졌다. 합참은 "우리 영해에서 관측된 낙탄은 없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은 이날 북한의 포병사격에 대해 역시 '9·19 군사합의 위반이며, 즉각 도발을 중단하라'는 경고 통신을 수차례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우리 군 당국의 발표 직전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오늘 오전 8시27분경부터 9시 0분 사이에 아군(북한군) 제5군단 전방 전연(전방)일대에서 적들이 또다시 10여 발의 방사포탄을 발사하는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통신은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오늘 오전에 제기된 적정에 대처하여 아군 동부 및 서부전선부대들에 다시 한번 동, 서해상으로 위협 경고사격을 진행할 데 대한 지시를 하달하였다"고 덧붙였다.

북한 기계화부대 포병대대 사격훈련.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은 전날인 18일 △오후 10시쯤부터 북한 황해도 장산곶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100여발의 포병사격과 △오후 11시쯤부터 북한 강원도 장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150여발의 포병사격을 감행해 모두 250발을 쐈다. 이는 지난 14일 도발이후 나흘만이었다.

북한은 또 지난 14일엔 군용기 위협 비행 직후 새벽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오전·오후 각 2차례씩 총 4차례에 걸쳐 동·서해 '해상 완충구역'에 총 560발 이상의 대규모 포격도발을 감행하면서 9·19 남북군사합의를 잇달아 위반했다.

합참은 "해상완충구역 내 포병사격은 명백한 9·19군사합의 위반"이라며 "이런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안정을 해치는 행위로서 엄중 경고하며 즉각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합참은 "우리 군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강원도 철원에서는 다연장로켓(MLRS) 사격 훈련을 17∼21일 일정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모두 지상 완충구역 이남에서 진행한다.

북한이 9·19 합의를 위반한 대표적 사례는 2019년 11월 창린도 해안포 사격, 2020년 5월 중부전선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 총격 등 과거 사례에 더해 지난 14일 이후 이날까지 8건으로 늘었다.

북한은 당시에도 총참모부 대변인 명의 발표로 MLRS 사격 등에 대해 "적들의 고의적인 도발 책동에 경고를 보내자는 목적"으로 '대응시위 사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적반하장식' 무력 시위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는상투적인 비난을 이어왔다.

북한은 중국 공산당 당대회 기간인 16∼22일 도발을 자제할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를 깨고 포격을 이용한 무력시위를 이어가면서 한반도 긴장 고조 책임을 한미에 돌리고 추가 도발 명분을 쌓으려는 시도를 계속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8년 9월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켜보는 가운데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전 북한 인민무력상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합의문에 서명한 뒤 교환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2018년 '9·19 합의' 이후 북한의 위반의 사례는 아래와 같다.
△2019년 11월 23일=서해 창린도에서 해안포 사격.

△2020년 5월 3일=강원도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우리 군 감시초소(GP)로 총격.

△2022년 10월 14일(오전 1시20~25분경까지, 약 5분간)=북한 황해도 마장동 일대에서 서해 NLL 북방 완충구역으로 130여발 포격.

△2022년 10월 14일(오전 2시57분~3시7분경까지, 약 10분간)=북한 강원도 구읍리 일대에서 동해 NLL 북방 완충구역으로 40여발 포격.

△2022년 10월 14일(오후 5시~6시30분경까지, 약 1시간30분에 걸쳐)=북한 강원도 장전 일대에서 동해 NLL 북방 완충구역으로 80여발 포격.

△2022년 10월 14일(오후 5시20분~7시경까지, 약 1시간40분에 걸쳐)=북한 서해 해주만 일대에서 NLL 북방 완충구역으로 90여발 포격.

△2022년 10월 14일(오후 5시20분~7시경까지, 약 1시간40분에 걸쳐)=북한 서해 장산곶 서방 일대에서 NLL 북방 완충구역으로 210여발 포격.

△2022년 10월 18일 오후 10시경부터=북한 황해도 장산곶 일대에서 서해 NLL 북방 완충구역으로 100여발 포격.

△2022년 10월 18일 오후 11시경부터=북한 강원도 장전 일대에서 동해 NLL 북방 완충구역으로 150여발 포격.

△2022년 10월 19일 오후 12시30분경부터=북한 황해남도 연안군 일대에서 서해 NLL 북방 완충구역으로 100여발 포격.

[e-mail]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