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8일 진행된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국정감사 무용론' 제기
이재명 국감으로 변질, 정책은 없고 정쟁만 남아
백현동·양평 공흥지구 등 수사중인 사안 집중 질타 '국정감사법 위반'
'이러니 국정감사 무용론 나와' 의원들 스스로 인정
이재명 국감으로 변질, 정책은 없고 정쟁만 남아
백현동·양평 공흥지구 등 수사중인 사안 집중 질타 '국정감사법 위반'
'이러니 국정감사 무용론 나와' 의원들 스스로 인정
지난 14일과 18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를 계기로 '국정감사 무용론'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국회는 국정감사법에 따라 광역자치단체의 국가 위임 사무와 국가 예산 사업에 대해 지도·감독 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지방정부에 대한 국정감사를 매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유독 경기도에서만은 정책 검증 보다는 정치싸움으로 변질되고 있으며, 관련법 위반 사례도 빈번하게 나오고 있다.
지방정부에서는 상급기관인 국회 국정감사를 거부할 권한도 없어, 매년 소모적인 논란과 파행이 되풀이 되고 있다.
이재명 국감으로 변질된 경기도 국정감사
앞서 14일과 18일 진행된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는 여야간 고성과 갈등, 파행으로 이어지는 '정쟁 국감'으로 막을 내렸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소속 위원회를 가리지 않고, 전임 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된 대장동과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에 대한 '법카유용' 의혹 등을 추궁하는 데 거의 모든 시간을 할애했다.
또 이 대표의 치적이 될 수 있는 지역화폐와 공공배달앱, 기본소득 시리즈 등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질문과 질타를 쏟아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도 윤석열 대통령의 처가가 연루된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으로 반격을 가하면서, 경기도와 김동연 지사에 대한 정책검증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미 경기도지사는 김동연으로 바뀌었고, 국정감사 핵심 사안들은 전임 지사때 벌어진 일임에도 불구하고 여야 의원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참다 못한 김동연 지사는 "왜 자꾸 이재명 이야기를 하냐"며 "나는 김동연"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수사중인데...국정감사법 위반 사례들 수두룩
그런가 하면 의원들 스스로 국정감사 법을 위반하는 국정감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에 따르면 감사 또는 조사의 한계, 감사 또는 조사는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계속되는 재판 또는 소추에 관여할 수 없다고 명시하면서, 경기도 국감에 대한 위법성마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선 행안위 국감에서는 1년이나 지난 이재명 전 지사의 백현동 개발 관련 답변을 두고 '위증 고발'을 둘러싸고 여야 의원들이 신경전이 벌어졌다.
해당 사안은 지난해 10월 20일 국회 국토교위의 경기도 국감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 전 지사가 "국토교통부가 용도변경을 요청했고, 공공기관 이전 특별법에 따라 저희가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 것에 대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이 예정돼 있다.
또 국민의힘이 집중 공격한 대장동·백현동 특혜의혹,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민주당이 추궁한 김건희 여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 역시 현재 검찰이나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다.
이같은 질문과 자료 요구는 명백하게 국정감사법을 위반한 것으로, 의원들 스스로가 위법을 저지르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김동연 지사가 이번 국감에서 가장 많이 한 답변은 "이 사건은 수사가 진행 중인 내용이라 답변이 적절치 않다"는 말이 돼 버렸다.
국회 스스로 인정한 국정감사 무용론
이밖에도 국정감사법이 정한 국가 위임사무나 국가 예산 사업과 관계가 없는 지방고유사무와 도지사의 업무추진비 등에 대한 무차별적인 자료 요구, 행안위와 국토위 관련 업무를 벗어난 정치적 이슈들에 대한 공격들 모두 국정감사 본연의 목적과는 거리가 멀다.
이로 인해 민주당 문진석 의원은 "수사기관에서나 요구할 수 있는 업무추진비, 법인카드가 국정감사와 무슨 상관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같은 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과도하며, 이래서 지방정부에 대한 국감 무용론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하며 스스로 국정감사가 불필요함을 주장하기도 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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