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MZ세대'가 주도하는 공직문화 혁신…일 잘하는 정부 만든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24 13:06

수정 2022.10.24 13:06

인사혁신처가 'MZ세대' 공무원의 아이디어를 활용한 유연한 조직문화 조성에 나서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직원들이 '랜덤커피'에 참여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인사혁신처
인사혁신처가 'MZ세대' 공무원의 아이디어를 활용한 유연한 조직문화 조성에 나서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직원들이 '랜덤커피'에 참여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인사혁신처
[파이낸셜뉴스] 인사혁신처가 유연한 조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에 나서 호평을 받고 있다. 20~30대 'MZ세대' 공무원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처내 라디오 방송과 벤처팀을 운영하는 것이다. 인사처는 내부 조직문화 혁신 경험을 전체 공직사회로 확장해 '일 잘하는 정부'를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행복한 직장"
24일 인사처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처내 라디오 방송인 '굿모닝 인사처'가 진행되고 있다. 인사처장과 국장 등 간부급 구성원이 진행자로 나서 우수공무원 사연과 신청곡을 소개하는 것이다.


이 방송은 'MZ세대'인 법무감사혁신담당관실 유가은 사무관이 처음 기획했다. 유 사무관은 "직원들이 다음 사연의 주인공을 궁금해하고 본인이 우수공무원이 될 때 신청할 노래를 고르며 기대하기도 한다"며 "짧은 라디오 방송이 직원들에게 소소하지만 확실한 즐거움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뿌듯해했다.

굿모닝 인사처가 아침 시간 직원들의 업무 활기를 불어넣는다면, 직원들의 퇴근을 장려하기 위한 방송도 진행되고 있다. 김승호 인사처장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인 '가족 사랑의 날'에 직원들의 퇴근을 독려하는 방송을 진행한다.

김 처장은 방송을 통해 "퇴근은 정시에 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정시퇴근'이라는 용어 자체에 어폐가 있다"면서 "업무가 끝나면 부서장부터 눈치 보지 말고 퇴근해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행복한 직장 만들기에 모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인사처는 직원들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팀을 구성한 후, 팀별로 인사처의 정책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벤처팀'이 그것이다.

벤처팀은 기존 보고체계를 타파하고 중간 결재 등의 과정 없이 기관장과 부기관장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우수 벤처팀으로 선정되는 경우 기관장과 간담회를 갖고 전 직원에게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으며, 해당 아이디어가 실현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지난해 우수 제안으로 선정돼 올해 시행된 '웰컴키트'가 있다. 신규, 전입, 파견 직원에게 환영선물 꾸러미를 전달해 인사처에 대한 소속감을 높이는 아이디어다. 이는 입직한 지 3년도 되지 않은 사무관이 소속된 벤처팀에서 제안했다.

인사처 내 혁신경험을 전체 공직사회로 확장
인사처는 다른 부서 구성원과의 친밀감을 확대하고 협업 지향적 조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랜덤런치·커피'도 운영하고 있다.

랜덤커피는 참여하는 직원들을 무작위로 3명씩 매칭한 뒤 점심시간 등을 활용해 티타임을 갖도록 카페 쿠폰을 지급하는 프로그램이다. 평소 만날 수 없었던 다른 부서원과 함께 커피를 마시며 유대감을 강화해 부서 간 칸막이를 제거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랜덤커피에 참여한 인재개발과 윤정민 사무관은 "입직 경로와 나이대가 서로 다른 직원들이 만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평소 잘 알지 못했던 다른 부서의 업무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인사처는 내부 학습조직을 통해서도 더 나은 공직사회를 만들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민간과 학계 전문가, 인사처 내 직원들이 참여해 채용제도, 시험문제, 인재상 등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다. 또한 조직내 대인관계 교육을 총망라하는 표준교육책자를 제작해 범정부 공무원 행태 혁신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수평적 조직문화 확립을 위해 ‘조직문화 바꾸기 10대 과제’를 이행하고 있다. 10대 과제에는 △눈치야근은 그만하게 △보고는 간결하게 △회의는 똑똑하게 △휴가는 자유롭게 등이 담겼다.

인사처는 선도적인 내부 조직문화 혁신 경험을 바탕으로 전체 공직사회를 위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관 중심의 공무원 인식을 국민 중심으로 변화시켜 '일 잘하는 유능한 공직사회'를 구현하겠다는 의지다.


이정민 기획조정관은 "인사처의 유연한 조직문화 개선은 결국 공직사회 내 공직문화 혁신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MZ세대 공무원과 실무자가 원하는 일터를 만들고 일 잘하는 공직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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