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업무보고서 '중국식' 강조
정책 기조 안전·안보·안정 방점
우주항공 등 과학·기술 인사 증가
공산당 전면 나서 관리·통제 강화
정책 기조 안전·안보·안정 방점
우주항공 등 과학·기술 인사 증가
공산당 전면 나서 관리·통제 강화
24일 주요 외신과 중국 공산당 발표를 종합하면 최고지도부인 20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 중에 경제 사령탑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은 없다. 시 주석을 제외한 6명 모두 측근그룹인 시자쥔으로 분류된다.
굳이 경제 관련을 찾으면 차이치 베이징시 당서기가 푸젠사범대학 경제법률대학 정치경제학과를 거쳐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딩쉐샹 중앙판공처 주임이 푸단대학 경영대학 행정관리학과를 졸업한 정도다. 하지만 이후 행보는 경제와는 거리가 멀었다. 2기 때 표면적으로나마 리커창 총리가 있었던 것과는 대조된다. 현재까진 리창 상하이 당서기는 총리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상무위원 바로 아래인 중앙정치국 위원 24명(7명 포함) 중에서도 경제 관련 전문가는 드물다.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과 장궈칭 랴오닝성 당서기 정도만 눈에 뜨인다.
허 주임은 재정금융학 석사와 경제학 박사 학위를 가진 경제 전문가다. 그가 수장으로 있는 발전개혁위는 중국 거시경제 정책을 총괄한다. 국내 대형 인프라 사업과 시 주석의 역점 대외사업인 일대일로(육상·해상 신실크로드) 프로젝트도 담당한다. 장 서기는 칭화대학교 경제관리대학 수량경제학과를 졸업했고 경제학 박사 학위도 갖고 있다. 다만 중국 최대 방위산업체 중국북방공업집단유한공사의 최고경영자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과학기술분야 이력이 부각된다.
반면 중앙정치국에 새로 진입한 13명 중 최소 6명은 과학과 기술분야 이력을 가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보도했다.
마싱루이 신장 당서기와 위안자쥔 저장성 당서기는 나란히 우주항공 전문가 출신의 전형적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다. 둘은 정계에 입문하기 전 중국 우주프로그램을 지휘하며 '우주항공 4인방'의 일원으로 불렸다.
이에 따라 향후 시 주석의 집권 3기는 경제보다는 정부가 역할을 주도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의 16일 업무보고서 핵심 키워드인 중국식 현대화, 고수준 발전, 소득분배, 안전·안보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현대화와 발전이라는 단어 앞에 중국식 혹은 사회주의라는 수식어를 넣어 방점이 어디에 찍혔는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식 현대화는 중국 공산당이 영도하는, 즉 당 중앙(시진핑)의 각 분야에 대한 관리·통제 전면 강화를 전제로 하는 것이고 고수준 발전도 공동부유와 함께 하는 취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안전·안보를 수십차례 강조한 것을 근거로 향후 경제·산업정책에서 중심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시 주석은 업무보고서에서 "새로운 안전·안보체계로 신(新)발전체계를 보장해야 한다"고 처음 언급했다. '식량안보' '안전한 자주형 공급망 구축' '기술자립' '안정' 등도 비슷하다.
상대적 친시장주의자로 분류됐던 류허 부총리와 이강 인민은행장 자리는 허 주임과 이후이만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 혹은 인융 베이징시 부시장에게 낙점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
허 주임은 시 주석과는 40년 가까운 친분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1985~1988년 시 주석이 푸젠성 샤먼시 부시장일 때 재정국 부국장과 국장을 거쳤다. 정책 추진력이 강하고 성장에 중점을 두는 인물로 평가된다.
이 주석은 공상은행장 출신으로 시 주석의 업적 중 하나인 베이징증권거래소 설립을 주도했다. 중앙위원회 중앙위원 205명 명단에 들어있다. 인 부시장은 차이치 베이징시 당서기가 상무위원에 올랐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역시 시 주석 인맥으로 분류된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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